보답의 길

원산영예군인수지일용품공장 기술과 부원 한현아는 며칠밤을 새웠지만 힘든줄 몰랐다.

단순히 어렵고 복잡한 기술혁신과제를 꼭 제힘으로 해내야 한다는 자각과 책임감에 의해서만이 아니였다.

3대혁명소조원으로 사업하는 실천과정에 무슨 일이든지 마음만 먹으면 할수 있다는 배심과 담력을 키웠기때문이다.

얼마나 어렵고 힘든 고비들을 넘어왔던가. 때로는 생명을 위협하는 시험에도 서슴없이 몸을 내대였었다. 그러면서도 성공의 길에서 절대로 물러설수 없었던 그였다.

문득 한현아에게는 해면생산공정을 완성하던 때의 아름다운 추억이 화면처럼 떠올랐다.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김정은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였다.

《3대혁명소조원들은 기술혁신목표를 실현하기 위하여 청춘의 열정과 창조적인 지혜를 다 바치며 끝장을 볼 때까지 이악하게 투쟁하여야 합니다.》

불과 몇분전 도당책임일군이 자기를 찾는다는 말을 전해들은 한현아의 얼굴에 의혹이 비꼈다.

(무슨 일로 찾을가?)

도안의 전반사업을 책임진 당일군이 개별적인 소조원을 직접 만나자고 할 때에야 모름지기 매우 중요하고도 급한 일이 있을것이 아닌가.

작업복을 갈아입을 사이도 없이 한현아는 실험실을 나섰다. 생산현장을 돌아보는 도당책임일군의 앞에 어느새 다가섰는지도 몰랐다.

《현아동무로구만. 어서 가까이 오오.》

마감단계에 이른 인공잔디생산공정을 돌아보던 도당책임일군이 한현아를 보자 몹시 반가와하였다. 한주일이 멀다하게 현장에 나와 기술혁신정형을 직접 료해하군 하는 도당책임일군이였다. 그래서 한현아의 얼굴도 퍽 익힌것이다.

소조사업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이 없는가고 도당책임일군은 물었다. 친근감이 어린 그의 물음에 저절로 한현아는 끌려들었다.

그의 이야기를 주의깊게 다 듣고난 도당책임일군은 잠시 동안을 두었다가 말을 이었다.

《현아동무, 우리에게는 지금 자체의 해면생산공정이 절실히 필요되오. 물론 도에서는 아직 누구도 해보지 못한 기술이지. 그래서 이 과업을 맡길 적임자를 찾던 우리는 이번에 3대혁명소조원들을 믿고 대담하게 맡기려고 하오. 어떻소. 현아동무가 책임지고 해보지 않겠소?》

도에서 시급히 해결해야 할 어려운 과학기술적문제들이 제기될 때마다 먼저 찾군 하는 3대혁명소조원들이였다. 더우기 한현아는 지난 시기 도안의 화학공업부문에서 제기되는 과학기술적문제해결에서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둔 재능있는 소조원이였다.

하기에 도당책임일군의 지지속에 도에서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이 중요하고도 무거운 과제를 그에게 맡기기로 한것이다.

한현아에게는 초행길과도 같았다. 때로는 방향을 헛갈려 방황할수도 있고 지어 발을 잘못 디디면 미궁속으로 빠져들지도 모르는 어려운 탐구의 길이였다. 그래서인지 해낼수 있다는 자신심보다 우려되는 점이 더 많았다. 잠시 생각에 잠기였던 그는 불쑥 이렇게 대답했다.

《해보겠습니다. 아니, 우리 3대혁명소조가 꼭 해내겠습니다.》

결코 그에게 그 어떤 과학적타산이나 확신이 있은것은 아니였다.

다만 어려운 과학기술적문제가 나설 때마다 담이 부족하면 용기를 북돋아주고 지혜가 모자라면 필요한 기술력량도 마련해주며 늘 3대혁명소조를 앞자리에 내세워주는 당조직의 믿음에 기어이 실천으로 보답하고야말겠다는 마음이 앞섰기때문이였다.

한현아를 책임자로 하는 해면생산기술연구도입조는 이렇게 조직되였다.

그들은 새로운 결심을 품고 출발선에 나섰다. 그러나 해면생산기술을 완성하는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항해길의 암초와도 같은 장애물들이 꼬리를 물고 나타났다.

거듭되는 실패, 시험과정에 방출되는 유해가스로 인한 신체의 위험…

좀처럼 성공의 문이 열리지 않았으나 3대혁명소조원들은 미지의 세계를 끊임없이 파헤치며 한치한치 전진하였다.

그러던 어느날이였다. 한현아는 발포공정에서 제기되는 기술적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하여 소조원들이 다 퇴근한 후 현장에서 단독시험을 진행하기로 결심하였다.

충분한 온도보장을 위해 밀페된 환경속에서 시험을 진행하여야 했다. 유해가스로 인한 위험성은 컸다.

하지만 새롭게 선정한 교반상태에서 시험을 진행하며 그는 실마리를 찾아나갔다.

(모의시험에서 완성한 시험수치들이 왜 엇나갈가. 혹시 교반기의 날개에 문제가 있지 않을가. 그래, 날개의 각도를 달리해보자. …)

부지중 한현아는 머리가 무겁고 팔다리가 말을 듣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던 그는 저도모르게 정신을 잃고말았다.

한현아가 눈을 뜬것은 병원입원실이였다.

머리우에서 방울방울 떨어지고있는 점적관의 수액을 본 한현아는 소스라치듯 놀랐다.

시험도중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는것, 다행히도 같은 연구도입조성원인 소조원 김진혁이 발견하였다는것, 그래서 병원에까지 실려오게 되였다는것을 그는 침상에서 알게 되였다.

부르튼 입술, 충혈진 눈, 창백한 얼굴…

《정신을 차렸구만. 참 다행이요.》

눈을 뜬 그를 보자 김진혁이 반색을 하며 안도의 숨을 내쉬였다.

《진혁동무, 우리가 꽤 해낼수 있을가요. 어쩐지 신심이… 우리의 힘으로 해내기에는 너무도 아름찬 과제인것 같지 않습니까. 이제라도…》

그 순간 김진혁의 근엄해지는 얼굴표정을 본 한현아는 전문과학연구기관의 도움을 받아야 할것 같다고 하려던 뒤말은 차마 이을수 없었다.

꼭 해내겠다고, 자기들을 믿어달라고 도당책임일군에게 기백있게 말하던 어제날 소조원의 담찬 모습은 어디로 사라졌는가.

《책임자동무, 기수가 왜 그렇게 나약한 소리를 합니까. 모두가 현아동무를 지켜보고있는데.》

《하지만… 그러다 혹시…》

한현아는 애써 참으려고 했으나 저절로 눈물이 나오는것을 어쩔수 없었다.

바로 이때 뜻밖에도 위생복을 걸친 도당책임일군이 담당의사를 앞세우고 병원침실로 들어섰다.

《허허, 우리 현아가 그쯤한 일에 나약해진것 같다. 가야 할 길은 아직 먼데 도중에 주저앉으려는가.》

어떻게 알았는지 제일먼저 달려온 도당책임일군이 이렇게 말했다.

《일군들의 믿음에 따라서지 못하는것이 안타까와 그럽니다. 우리 힘으로 꽤 해낼수 있겠는지 두려움이 앞섭니다.》

그토록 자기들을 믿어주는 도당책임일군을 보자 그의 두볼로는 눈물이 걷잡을수 없이 흘러내렸다.

《믿음이라, 그것이 어찌 나를 비롯한 도당위원회일군들의 믿음이겠소. 경애하는 원수님께서 우리모두에게 주신 크나큰 사랑과 믿음이지. 우리 강원도사람들을 자력갱생의 선구자들로 시대의 전렬에 내세워주시지 않았소. 그래서 나는 물론 현아랑, 진혁이랑 우리 강원도사람모두가 보답의 길에 나선것이지.》

보답의 길!

그렇다. 우리가 걷는 길, 그것은 강원도정신의 창조자들에 대한 경애하는 원수님의 최상최대의 사랑과 믿음에 충성으로 보답하는 길이다.

순간 한현아의 머리에는 무겁게 내리덮었던 동요와 주저의 먹장구름이 가셔지고 밝은 빛이 비쳐드는듯싶었다.

《신념이 흔들렸던 저를 용서해주십시오. 이 길에서 절대로 물러서지 않겠습니다. 경애하는 원수님의 하늘같은 그 사랑, 그 믿음에 꼭 보답하겠습니다.》

한현아는 자신이 다시 태여난듯싶었다.

병원문을 나선 후 그의 열의는 더욱 비상해졌다. 사생결단의 각오와 의지를 지니고 기술혁신의 열풍속에 더욱 과감히 뛰여들었다.

3대혁명소조원들도 분발하였다. 날과 달이 흐르는 속에 막혔던 고리들이 하나둘 풀려나가기 시작하였다.

도당위원회와 도과학기술위원회일군들도 연구사업이 본격화되고있는 현장으로 달려나와 소조원들의 기술혁신활동을 적극적으로 도와나섰다.

사색과 탐구로 날과 날을 불태워온 소조원들의 해면연구사업은 마침내 결승선에 도달했다. 성공의 날을 맞이한것이다.

첫 시제품이 생산되던 날 한현아는 해면에 얼굴을 묻고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또 흘리였다.

얼마나 보고싶던 해면인가. 자신을 꿋꿋이 이겨내며 자기의 손으로 만들어낸 해면이 얼마나 뜨겁게 느껴지는지 몰랐다.

두해전 7월 경애하는 원수님께서는 몸소 원산영예군인가방공장을 찾아주시여 강원도가 자체의 힘으로 생산한 가방의 해면질도 손수 가늠해보시며 커다란 만족을 표시하시였다. 환하게 웃으시는 경애하는 원수님의 영상을 텔레비죤화면으로 뵈오며 한현아와 3대혁명소조원모두는 마음속결의를 더욱 굳게 다지였다.

(경애하는 원수님의 믿음을 언제나 심장깊이 새겨안고 보답의 길만을 걷는 새 기술혁신의 척후병으로 살겠습니다.)

 

*             *

 

아름다운 추억은 사람들에게 삶의 희열과 함께 새로운 리상과 포부를 안겨준다.

회억에 잠겼던 한현아의 얼굴에는 기술혁신과제수행에 대한 자신심과 래일의 승리를 앞당겨갈 열망이 불타올랐다.

그는 창조와 혁신으로 이어온 그 길이 지나간 소조생활과 함께 끝났다고 생각지 않았다. 앞으로 영원히 이어가야 할 보다 큰 위훈의 길로 안겨왔다.

바로 그 길이 자기 령도자의 크나큰 사랑과 믿음에 충성으로 보답하는 길이기에…

주체109(2020)년 6월 6일 《로동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