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장
7
삼지연대기념비제막식이 진행된 그날은 날씨가 유난히 따뜻하여 삼지연못은 맑고 깨끗한 하나의 커다란 거울이런듯 파문 한점 일지 않고 고요하였다. 그 주변의 푸른 숲도 숙연한 정적에 잠겨 이제 다가올 력사적인 순간을 기다리고있는듯싶었다.
못가의 대기념비교양마당에 꽃다발과 고무풍선을 들고 정렬해선 수많은 사람들이 림춘추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있었다.
림춘추가 제막식을 선포하자 취주악이 울리고 알락달락한 고무풍선들이 맑게 개인 하늘로 날아올랐다. 환호성이 터져오르고 꽃물결이 설레이는 속에 제막포가 벗겨지고 조선인민혁명군
김일을 위시한 제막식참가자들은 대기념비를 돌아보았다.
김일은
아, 그날의
(얼마나
김일은 누군가 부르는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뒤를 돌아보았다. 림춘추를 비롯한
《1부주석동지,
《찍읍시다.》 김일은 기뻐서 투사들을 곁으로 불렀다.
그들속에는 한영덕이도 있었다.
《얼마나 뜻깊은 날이요. 모두 기억나겠지? 압록강을 넘어와서 이 삼지연의 물을 마시던 그때가 말이요.》
영덕이 한
그러자 《꼬맹이》라고 불리운 인민군장령이 《내가 울었나? 제가 울었지.》 하고 응수하는 바람에 한바탕 웃음이 터지였다.
뜻밖에도 장종학이 불쑥 김일이앞에 나타났다.
《아니, 장동무도 왔소? 난 아직 외국에 나가있는걸로 알았는데…》
《한영덕동무에게서 삼지연대기념비제막식이 인차 진행된다는걸 알고 일거리를 우정 만들어 귀국했습니다. 꼭 참가하고싶더라니까요.》
《잘 왔소. 이렇게 여기서 만나니 얼마나 반가운지 모르겠소.》
김일은 장종학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삼지연대기념비제막식에는 당과 정부의 간부들이 많이 모여왔다.
국가가격제정위원회 책임일군인 정두환이도 왔다. 철도부장 박용석이도 왔고 력사연구소 지도원(당시)인 박은희도 참가하였다. 혁명전적지건설 돌격대원들도 제막식에 참가하였는데 그들속에는 장현철과 한설미가 있었다. 그러고보면 김일의 인생길에서 이러저러하게 인연을 맺은 사람들이 많이 삼지연으로 모여든셈이였다. 그들모두가
그날 저녁 삼지연못가에서는
(내 아직 기력이 남아있을 때…) 하고 그는 또다시 생각하였다.
연회가 시작되자 김일은 연단에 나가 마이크를 들었다. 그는 연회일정에도 없는 연설을 하려는것이였다. 그는 늘쌍 절감하고있던 감정을 격식없는 소박한 어조로 연회참가자들에게 토로하였다.
《…동무들! 여기서 평양까지 거리가 얼마요? 천리도 넘소. 그러나
사람들은 격동된 심정으로 김일의 말을 듣고있었다. 공개적인 자리에서
그러나 김일은 제막식날에 꼭 이 말을 하고싶어 불원천리 불편한 몸을 무릅쓰고 삼지연까지 온것이였다.
김일은 큰숨을 들이쉬고나서 힘주어 강조하였다.
《우리는
김일은 숨이 차서 잠간 쉬였다가 천천히 목소리를 높이여 말하였다.
《동무들, 우리모두
순간 연회장에는 폭풍같은 만세의 환호성이 터져올랐다.
연회참가자들은 모두 일어서 감격에 겨워 소리높이 웨치였다.
《만세!》
그 소리는 백두의 수림을 뒤흔들며 멀리 메아리쳐갔다. 그 메아리의 충동을 받은것처럼 삼지연너머로 짙은 구름속에 잠겼던
김일은 별안간 눈굽이 젖어들었다.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모인 장소에서
다음날 새벽 김일은 사람들을 데리고
이
이윽고 해돋이가 시작되였다. 피빛을 띠였던 해는 점차 쇠물처럼 이글거리며 눈부신 빛을 내뿜는다. 백두의 산발들이 그 빛을 받아 활기를 띠며 설레인다.
찬란한 해돋이를 보노라니 그의 가슴은 신심과 희망으로 꽉 차서 한껏 버그러지는것만 같았다.
(
김일의 두눈에는 저도 모르게 눈물이 맺히였다.
이날은 김일이 자기의 인생에서 마지막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