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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장


4


장종학에게는 모든 일이 요즘처럼 순조롭게 펴나가는적이 일찌기 없었던것처럼 여겨졌다. 그를 당황하게 만들었던 공사중지설이 언제 있었던가싶게 만수대대기념비건설공사는 힘차게 다그쳐져서 이제는 완공을 눈앞에 바라볼수 있게 되였다. 조선혁명박물관건설은 이미 끝났고 수령님의 동상을 중심으로 좌우에 형상된 기발형군상탑, 다시말하여 우리 인민이 걸어온 승리와 영광에 찬 투쟁력사를 항일유격대원들, 인민군군인들의 투쟁모습을 통하여 보여주는 대형기발형군상탑건립도 완공되여가고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와서 대기념비주변의 원림조성사업에 참가하고있었다. 이제는 새로 형상하는 수령님의 동상을 모시면 될것이였다.

작업복차림으로 건설장을 종횡무진하는 그의 입에서는 가끔 노래소리가 울려나왔다.


장백의 험한 산발 눈보라 헤치시고

혁명의 수만리길 걸어오셨네


김일이 사랑하는 노래 《충성의 노래》를 그도 좋아하였다. 그 노래를 부를 때면 가사에 깃든 깊은 뜻과 절절한 음악이 가슴을 뜨겁게 울려주군 한다.

장종학은 원칙이 예리한 김일을 무서워하면서도 정신적인 거인이라고 늘 탄복하면서 존경하였다.

행운이라고 해야 하겠는지 장종학의 인생을 돌이켜보면 이상하게도 김일의 투쟁과 많이 얽혀돌아갔다. 그래서 김일이 또한 장종학을 남달리 생각하고 신임하고있는것인지도 모른다.

김일이 만수대언덕에 나타나자 장종학은 한달음에 달려가 인사하였다.

《1부수상동지, 나오셨습니까?》

《장동무가 수고많겠소.》

김일은 건성 인사를 받고 현장을 돌아보자고 하였다. 김일은 제잡담 동상모심돌기초공사장으로 향하였다.

얼마전 김정일동지께서 건설장에 나오시여 현지지도를 하시였다. 그이께서는 동상의 모심돌을 예견했던것보다 낮게 설정하고 동상위치를 조각군상탑에 접근시킬데 대한 현명한 가르치심을 주시였다. 김일을 비롯한 일군들과 창작가들은 비로소 동상의 높이와 위치를 조절하지 않으면 대기념비전반의 내용상련관과 형식의 조화를 맞추는데 손색을 줄수 있다는것을 깨닫게 되였다. 김정일동지께서 가르쳐주신대로 동상의 높이를 조절하고 그 위치를 조각군상탑에 접근시켜야 언제나 인민들속에 계시면서 그들을 승리와 영광의 길로 이끌어오시는 수령님의 숭고한 영상이 더욱 친근하게 안겨올수 있었다.

김정일동지께서 현지지도를 하신 후 동상을 새롭게 다시 형상하고 만수대언덕에서는 동상위치를 옮기는 공사가 벌어지게 되였다.

김일은 힘차게 일을 다그치는 건설자들의 모습을 지켜보다가 장종학에게 말하였다.

《빨리 동상모심돌기초작업을 다그쳐야겠소.》

《알겠습니다. 오늘중으로 공사를 완공하겠습니다.》

《좋소. 그래, 장동무 보기엔 어떻소? 확실히 명철하게 위치를 잡으셨거던.》

김일의 훤한 얼굴에는 경탄의 빛이 력연히 어리였다.

《그렇습니다, 친애하는 지도자동지의 가르치심을 제때에 받았습니다.》

《탁월한분이시요. 그 누구도 그분의 예지를 따를수 없단 말이요.》

그들의 눈에 공사현장을 촬영하고있는 사람들이 띄였다. 장종학도 잘알고있는 내각사무국 부장과 촬영가였다.

김일은 부장을 소리쳐불렀다.

《그래, 뭘 찍고있는거요?》

키가 꺽두룩하고 얼굴이 거밋한 부장이 달려와 김일에게 인사를 하고 기록영화에 수록하기 위한 촬영을 하고있다고 대답하였다.

《동무들이 좋은 일을 하고있구만.》 김일의 얼굴에 느슨한 미소가 떠올랐다.

《이거야 우리들의 기본혁명임무가 아닙니까.》

부장은 길다란 허리를 약간 굽히며 겸손하게 말하였다.

《기본혁명임무라… 허허, 그 말이 마음에 드오. 그런데 난 동무들이 중요한걸 놓치고있다는 생각이 드는구만.》

《예? 무슨 말씀이신지…》

부장은 허리를 꼿꼿이 펴며 어리둥절하여 김일을 바라보았다.

《물론 지금 하고있는 촬영도 해야지. 하지만 동무들은 친애하는 지도자동지의 혁명활동을 기록영화에 수록하여 인민들에게도 알리고 영구보존하여 후세에 전하기 위한 사업을 잘해야겠소.》

부장이 난감한 기색을 지었다.

《실은 안타까운 사연이 있습니다. 저희들도 친애하는 지도자동지의 현지지도과정을 찍으려고 여러번 시도해보았습니다만 그이께서 아예 촬영기를 돌려대지도 못하게 하시는 바람에 매번 쫓겨나군 했습니다. 속이 상하는 일이지요.》

《여보, 부장동무!》

장종학이 결이 나서 버럭 소리를 질렀다.

《친애하는 지도자동지께서 그러신다고 물러선단 말이요? 찍으란 말이요. 설마 촬영기를 빼앗기야 하시겠는가.》

장종학은 부장이 대답을 못하자 김일의 동의를 구하듯 그에게로 돌아섰다.

《1부수상동지, 그렇지 않습니까?》

김일은 머리를 끄덕이며 깊은 생각에 잠겨있었다. 그리고 혼자소리처럼 조용히 말하였다.

《아니요, 이런 사업은 무작정으로는 힘들것이요. 우리가 차츰 말씀드려서 반승낙이라도 받도록 해야 할것 같소.》

《1부수상동지가 그렇게만 해주신다면 우린 더 바랄게 없습니다.》 하고 부장이 김일에게 머리를 숙이였다.

장종학은 부끄러움으로 얼굴이 달아올랐다. 자기의 즉흥적인 큰소리가 김일의 용의주도한 사색의 바위에 부딪쳐 파도처럼 부서진다는 생각이 그를 사로잡았던것이다.

한편 김일의 사색은 더욱더 깊어지고있었다. 그는 친애하는 지도자동지에 대한 사진촬영이라도 놓침없이 내밀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장장 20년에 걸치는 항일혁명투쟁시기 우리 수령님께서 후대들에게 남기신 사진이 과연 몇장이나 되는가?! 너무나 적었다. 김일은 이에 대해 깊이 통탄하는 사람이였다.

아, 항일빨찌산들속에 사진사가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으랴. 왜 이 사업에 조그마한 관심도 돌리지 못했단 말인가. 돌이켜보면 왜놈들과 싸우는 간고한 생활속에서 그럴만한 정신적여유를 찾지 못했었다. 그러나 결정적인것은 자기를 비롯한 지휘관들의 정신세계가 아직 낮았기때문이였다.

항일의 군복을 입고 부대를 지휘하시는 수령님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없다는데 생각이 미칠 때면 뼈아픈 후회감을 느끼군 하는 김일이다.

(더는 그런 후회를 우리 당력사에 남길수는 없다.)

김일은 심중하고 절절한 빛이 짙게 어린 얼굴로 부장에게 말하였다.

《친애하는 지도자동지께서 예술인들의 간청으로 가끔 기념사진만은 찍으신다는데 우선 사진촬영부터 잘해보도록 합시다. 그러자면 필요되는게 뭐요?》

《사진제작설비가 좀.…》

《날 용서하오. 내 그것에는 미처 관심을 돌리지 못했구만. 그 문제는 내가 책임지고 풀어주겠소.》

소담스러운 흰구름송이들이 한가로이 떠도는 푸르른 하늘에서는 봄날의 태양이 높이 떠서 따뜻한 빛을 아낌없이 쏟아붓고있었고 뭇새들이 마치 약속이라도 한듯 무리지어 찾아와 만수대언덕우를 날아돌고있었다. 눈앞의 모란봉에도, 대기념비주변에 조성해가고있는 원림속에도 빨간빛, 연분홍빛, 흰빛, 보라빛, 노란빛으로 아름답게 물든 각양각색의 꽃들이 다투어 피여났는데 그로 하여 만수대언덕우에는 꽃향기가 진동하였다. 이 모든것은 마치도 이곳에서 벌어지는 뜻깊은 건설을 축복해주는듯싶었다. 활기차게 약동하는 건설장의 소음속에서 김일의 간곡한 목소리가 부장과 장종학의 심장을 뜨겁게 울려주고있었다.

《우리 항일빨찌산들은 40여년전에 수령님을 따라 혁명을 시작했지만 아직 그것을 완수하지 못했소. 왜? 여러가지 문제가 있지만 기본은 우리가 수령님을 잘 받들지 못하였기때문이요. 내 나이 60이 넘은 지금에야 친애하는 지도자동지께서 당사업을 지도하시는것을 보면서 이것을 깨닫게 되였소. 오래전에 그이와 같은분이 우리 혁명의 수뇌부에 계시면서 수령님을 보좌해드렸다면 만사가 다 풀렸으리라는 생각이 하루에도 몇번씩 떠오르군 하오.

부장동무나 장종학동무도 알고있겠지만 지금 전국각지에서 로동자, 농민을 비롯한 각계층 인민들과 인민군장병들이 그이를 우리 당 수뇌부에 모실데 대한 청원서와 편지들을 매일과 같이 당중앙위원회앞으로 보내오고있소. 그래서 우리는 친애하는 지도자동지를 수령님의 후계자로 모시자고 여러모로 애쓰고 안타까와하고있소.

내각사무국에서 친애하는 지도자동지를 늘 가까이 뵙는 사람은 아직 부장동무밖에 없소. 그러니 동무가 우리의 심정을 알고 그이의 혁명활동을 수록하는 일을 책임적으로 해주기를 바라오.》

부장도 장종학도 깊은 존경심이 어린 눈으로 김일을 바라보았다.

내각사무국 부장과 헤여진 김일과 장종학이 건설장을 돌아보는데 뜻밖에도 별오군인민위원장인 산호가 그들에게로 징겅징겅 다가왔다.

《아니, 산호가 어떻게 나타났나?》 김일이 반색을 지었다.

《평양에 회의가 있어 왔던 길에 만수대건설장에서 흙 한삽이라도 뜨고싶어 찾아왔습니다.》

《역시 산호가 산호로구만. 그렇지 않소, 장동무?》

《산호가 산호로 불리우는 이상에야… 하하.》

장종학이 즐거운 웃음을 터치였다.

다부진 체구에 정열이 확확 내풍기는듯싶은 산호는 당장 작업에 착수하려는듯 손에 들었던 가방에서 로동장갑을 꺼내면서 감탄하는 소리를 하였다.

《만수대언덕이 굉장합니다. 막 부글부글 끓는군요. 이제 여기에 수령님의 동상을 온 세상 사람들이 우러르게 높이 모시게 된다고 생각하니 막 가슴이 높뜁니다. 언제부터 와보고싶었습니다.》

《한번 혁신해보라구, 아직 젊었는데.… 그러나 내 지시를 받아야 하네.》

종학이 시까스르는데 산호는 여전히 격동된 태도로 김일과 종학에게 정색한 어조로 말하는것이였다.

《오늘은 왜선지 해방후 신의주에 찾아오시였던 수령님을 처음 뵈옵던 일이 생각납니다. 동중학교에서 신의주시민들앞에서 연설하시던 그이를 우러르면서 격동되던 그때를 잊을수가 없습니다.》

김일은 알릴듯말듯 머리를 끄덕이였다.

(그래, 산호가 그때 처음으로 수령님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뵈웠지.)

《일제식민지하에서 고생살이를 하면서 위대한 수령님을 우러러 희망을 간직했고 또 조국광복을 이룩하고 개선하신 그이를 열렬하게 따르고 받들며 오늘까지 이른 인민들의 그 마음이 이 만수대대기념비건설에서 최대로 폭발되고있는것이 아니겠습니까.》

(산호의 말이 그럴듯한 소리야. 력사적으로 축적된 인민의 감정이 오늘날 여기 만수대대기념비건설장에서 폭발되는것이지.)

문득 김일은 종학이나 산호가 다 해방직후 신의주에서 다시 만났거나 인연을 맺게 되였다는데 생각이 미치였다.

그 시절의 신의주는 세 사람에게 다 잊을수 없는 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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