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특산-《개성고추장》의 유래

한번 맛들이면 이역만리의 머나먼 길을 떠날적에도 꼭 꾸려가야만 하는 조선민족의 진한 향취가 넘쳐나는 《개성고추장》은 오늘도 그 맛이 여전하여 세상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있다.

그러면 이 고추장이 어떻게 되여 세상에 나오게 되였는가?

조선봉건왕조 중엽 송도라고도 불리우는 개성류수부의 송악산기슭에는 김씨성을 가진 증조할아버지가 증손자들과 함께 수많은 식구들을 거느리고 살았다고 한다.

재력이란 말을 번질수조차 없이 그날 벌어 그날 먹고 사는 구차한 살림이지만 언제한번 의가 상해 높아진 언성이 밖으로 새여나온적이 없고 웃어른은 아래사람을 아끼고 아래사람은 웃어른을 공경하기를 12달이 하루같아서 온동네의 부러움을 모으고있었다.

그중에는 얌전하고 참하게 생긴것처럼 마음씨도 비단결같아 이웃간에 말대접이 공손하고 남을 돕기를 제일처럼 여기고 안으로는 첫 닭이 홰를 칠적에 일어나 밥을 짓고 조부모님 깨여나면 이부자리를 개여올리고 저녁이면 도맡아 설겆이를 하고 조부모님 잠자리를 펴드리기를 낮과 밤이 바뀌듯 드팀이 없어 한집안만이 아닌 동네의 복동이로 소문난 손자며느리 장씨도 있었다.

시집온지 한달만에 뜨뜻한 안방에 젊은이들이 든것은 도리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시할아버지의 마음을 끝내 움직여 시부모님을 모시고 저희 부부는 웃방에 든것만 보아도 장씨의 생각하는 품이나 결단을 능히 엿볼수가 있는것이다. 게다가 시집온지 10년도 못되여 다섯아들까지 척 낳아주었으니 집안에서 둥둥 떠받들리게 되였다.

또한 집어른들의 밥대접에 왼심을 써가며 구미도는 식찬을 한가지라도 더 놓으려고 봄에는 산나물을 뜯어오고 여름에는 버섯따기, 가을에는 성밖에 나가 토란같은 귀물을 구해들이고 터밭에 철따라 갖가지 남새를 심어 추우나 더우나 늘 밥상우를 푸짐하게 해준다.

시할아버지는 허연 수염을 내리쓸며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하였거늘 아기덕분에 입맛이 나서 못된 병도 달아나고 젊어진다고 늘 칭찬이다.

그러던 어느날 개들이 혀바닥을 길게 뽑고 헐떡이는 삼복철이 닥쳐들자 그렇게 잘 잡수시던 시할아버지가 밥그릇을 절반도 비우지 못하였다. 그러더니 자리에 누워 며칠째 앓음소리까지 내며 일어나지 못하였다.

사람이 환갑을 넘기면 나날이 몰라보게 병약해져서 겨울타고 여름타는것은 어쩔수 없는 법이라고 한다지만 장씨가 보건대 무정하게 달려드는 그 늙음을 막아주는 가시막대기가 있다.

그 가시막대기는 다름아닌 효도라는것이였다. 

이때부터 장씨는 늙은이의 밥맛을 돌려보려고 특별히 왼심을 썼다.

(그래 늙은이의 밥맛을 돌려드릴수가 없단 말인가. 이런 때 시원하고 달면서도 쩡한 보쌈김치가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가?) 이렇게 생각한 장씨는 보쌈김치의 맛을 들이는데서 기본이 새빨간 고추라고 생각하게 되였다.

(그렇지! 고추가루의 매큼한 맛과 독특한 향기가 된장에서 느껴지게 하면 어떨가.)

장씨는 이런 생각끝에 된장에 고추가루를 쳐서 고추장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이것도 한두번의 입맛을 돋구어줄뿐 시할아버지의 입맛을 돋구는데는 별로 도움이 못되였다.

이런 실패를 그 몇번…

그러던 어느날 장씨는 찰떡을 쳐서 길금가루를 뿌린 다음 한동안 절구질을 하다가 소금과 고추가루를 넣고 또 절구질을 하는 방법으로 맛이 독특한 장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하였다.

그 장의 맛을 본 시할아버지는《여러날 먹어봐야 이렇구저렇구 말할수 있겠지만 이 반찬은 보면 삼천리라고 첫눈에 마음에 들어. 이 좋은걸 어떻게 우리만 먹겠느냐, 온 마을에 돌리자꾸나.》라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그리하여 손자며느리 장씨는 동네아낙네들에게 찹쌀고추장을 나누어주면서 찹쌀고추장을 만드는 방법도 가르쳐주었다.

이렇게 개성의 가난한 집녀인이 어른들께 효도하자고 만들어낸 찹쌀고추장은 세상에 낯을 내밀자마자 순식간에 사람들의 인기를 끌어당겼다.

이때를 전후하여 여러 고을에서도 특색있는 고추장들이 나왔다.

사람들은 여러 고추장들을 구별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장씨가 만든 찹쌀고추장을 《개성고추장》이라고 불렀다.

참말이지 찬물에 밥을 말아 고추장을 찍어먹어도 좋고 부루쌈이면 부루쌈 산채면 산채, 풋고추에 발라먹어도 밥이 모자라고 생선의 살을 저며 무쳐 먹으면 육붙이반찬이 울고 가고 하다못해 보리밥에 썩썩 비벼 먹어도 스리슬쩍 넘어가는 찹쌀고추장, 이것이 바로 조선의 특산-《개성고추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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