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은 선언한다

제 2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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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광거리에도 밤이 깊어 외등마저 다 꺼지고 드문드문 켜놓은 가로등의 불빛이 인적이 없는 포도에 고즈넉이 흐를뿐이였다.

퇴근시간이 썩 지나 부서에서 나온 류수명은 포도에 흐르는 노을빛의 가로등불빛을 밟으며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갔다.

친애하는 지도자동지께서 두 부서가 올린 제의서를 밀어놓고 박윤식책임비서에게 료해를 일임하신데 대하여 생각하면 할수록 그 조치가 무언의 비판으로 안겨와서였다.

류수명은 그이께서 박윤식책임비서와 전화로 말씀하실 때 저으기 놀라 이마에 식은땀까지 내배였다. 도당책임비서가 다른 견해를 가지고있다는것을 느꼈기때문이다. 다른 정도가 아니라 반대되는 견해이고 또한 객관적인 견해에 그치지 않고 리근우지배인을 옹호해나섰기때문이다.

류수명이 리근우지배인이 저지른 범행에 대하여 물었을 때 도당비서는 매우 반기며 인사말을 하고는 확인된 기정사실을 말하듯 로를 세워야 할 기술적근거도 크게 없었다고 하면서 도당의 의견도 귀등으로 듣는 고집과 독단과 전횡에 대하여 거침없이 말하였었다. 그때 도당책임비서는 군에 나가고 자리에 없었다. 제철소와 직접 관계되는 위치에 있는 당일군의 증언이 정무원의 의견과도 같으므로 진실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박윤식책임비서의 의견을 구태여 알아보려고 하지 않았던것이다. 어느쪽 견해가 옳겠는가?

그날밤 류수명은 아리숭한 가책과 착잡한 생각이 갈마들어 자정이 썩 지나도록 잠들지 못하였다.

그는 잠을 청하려고 자리에서 이리저리 뒤채기다가 밀려드는 생각을 쫓아버리려고 라지오의 조절단추를 돌려보았다. 명상적인 선률이 울려나왔다.

그는 음악의 흐름속에 누워 갈마드는 생각을 털어보려고 하였으나 허사였다.

사이문이 소리없이 열리며 거인같은 그림자가 들어오더니 라지오를 끄고 안락의자에 주저앉았다. 아버지였다. 류한무로인은 아들을 빤히 지켜보다가 무거운 한숨을 내쉬였다. 씁쓸하면서도 향긋한 담배냄새가 풍겨왔다. 어째 잠들지 못하는가.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물었다. 아들은 빙그레 웃어보이며 아무 일도 없다고 대답하고 아버지는 어째 주무시지 않는가고 물었다.

《사람이 늙으면 로파심이 커지는 모양이구나. 나는… 네 얼굴색이 좋지 못하면 잠이 오지 않는다. 이전에는 심상했는데… 이상해… 당중앙위원회에 와서 일하면서부터 그렇구나…》

《원… 참… 걱정하지 마십시오.》

《공연한 걱정이겠지만… 너한테 꼭 무슨 일이 생긴것 같구나. 왕청같은 생각이 다 들면서 어디 잠이 와야지…》

《아무 일도 없습니다.》

《정말이냐?》

《아, 어서 내려가 쉬십시오.》

《헝, 아무 일도 없다구? 자식… 나한테는 정치적후각이란게 없는줄 아니. 예전에 나는 련대에 앉아있으면서도 군단사령부에서 론의되는 문제를 냄새를 맡고 짐작했다.》

로인은 노여움이 드는지 아들을 외면하고 희붐한 창문쪽을 내다보았는데 부리부리한 두눈에 서늘한 빛이 번들거리였다.

《옛날에 우리 정치부련대장이 나한테 동지적인 충고를 주며 하던 말이 생각난다. 뭐라고 말했는고 하니 누구나 자기가 하는 일에 너무 자신을 가지면 마음의 탕개가 풀려 과오를 범하게 된다고 했다. 언제나 내가 모자란다고 생각하며 탕개를 바싹 조이고있어야 사업에서 빈틈이 생기지 않는다는거야. 나보다 더 잘 알겠지만… 명심해라. 어떤 자리에서 일하고있느냐. 지도자동지를 가까이서 모시고 있는데 네 사업에는 바늘귀만한 빈틈도 있어서는 안된다…》

아버지의 진정에 가슴이 얼얼해지면서도 자기 사업에 빈틈이 크게 생긴것 같아 몹시 불안해졌다. 이제 박윤식책임비서가 직접 제철소에 내려가 료해한 결과에 따라 그 빈틈이 어떤 성질의것이고 얼마나 큰것인지 드러나지 않겠는가…

나흘뒤 협의회에 올라온 도당책임비서들이 당중앙위원회의 숙소에 들었는데 그들속에 물론 박윤식책임비서도 끼여있었다. 류수명은 숙소에 나가 그들과 인사하고 협의회일정도 알려주면서 저도 모르게 박윤식의 얼굴표정에 마음을 쓰게 되였다. 박윤식은 흔연한 얼굴이였다. 자기 호실에서 그와 단둘이 만나서도 생활적인 이야기만 할뿐 제철소에 나갔던 일에 대하여서는 한마디도 입밖에 내지 않았다.

친애하는 지도자동지께서 자신에게 직접 보고하라고 하시였기때문에 입을 다물고있는것 같았다.

류수명은 몹시 궁금했지만 그이보다 먼저 알아보려고 묻는것과 같은 무엄한 행동을 할수 없었다. 그래서 속이 더 달아올랐다.

이튿날 아침 예정대로 도당책임비서들과 정무원의 경제부문 책임일군들이 소회의실에 들어와 자리들에 앉아 정숙을 지키고있었지만 친애하는 그이께서는 나오시지 못하였다. 주변나라들의 격변하는 정세와 그에 따르는 남조선괴뢰당국의 위험한 움직임에 대처하여 강력한 조치를 취할데 대한 문제를 놓고 해당부문 일군들과 밤새워 토의하고 그날아침에도 구체적인 가르치심을 주시는것이였다. 그리하여 협의회는 뒤로 미루게 되였으며 그대신 한석비서가 나타나 쏘련당의 《개편》정책과 시장경제에로 이행하는 쏘련경제의 실태자료들을 통보하였다.

한석비서는 흥분을 앞세우지 않고 침착한 어조로 말하였다. 사회주의적인 계획경제로부터 시장경제에로의 이행을 강행하는 쏘련경제는 심각한 혼란과 파산의 구렁텅이에 빠져들어가고있다. 그러나 그들은 시장경제에로의 걸음을 주춤거리거나 멈추지 않고있다. 소유형태의 다양화를 제창하며 전인민적소유와 협동적소유를 개인적소유로 전환하려고 책동하면서 사회주의제도의 경제적지반을 뿌리채 뒤흔들고있다.

그들은 걸음마다 사회적불만을 자아내고 대중적인 의혹, 불찬동, 반발에 부딪치고있다. 소규모의 상업망과 편의봉사시설로부터 사적소유로 넘겨 사영화하려고 하나 그것조차 잘되지 않고있다. 이에 대하여 영국의 한 경제학자는 현세대의 쏘련사람들한테는 사적소유에 대한 뿌리깊은 관념과 리윤추구에 대한 강렬한 욕망이 결여되여있기때문에 사유화과정이 오래 걸릴것이라고 개탄하였다.

그들은 눈앞에서 벌어지고있는 빈궁과 혼란을 과도적현상으로 묘사하며 《충격료법》으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고 떠들면서 앞으로 가격의 자유화까지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쏘련의 진보적인 경제학자들은 물론 서방의 일부 경제리론가들까지도 경쟁대상의 기업이 얼마없는 초독점적인 쏘련경제에서 가격의 자유화가 실시되면 물가가 폭등하고 화페팽창이 벌어지며 극소수의 백만장자들이 생기는 반면에 인민대중은 혹심한 빈궁의 나락으로 굴러떨어질것이라고 예측하고있다. 쏘련 당과 정부의 고위계층속에서도 혼란에 빠진 경제를 수습하자면 강력한 중앙집권적인 계획경제에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울려나오고있다. 대중보도수단들을 장악한 《개혁파》들은 자기의 어용나팔수들을 총동원하여 쏘련과 동구라파나라들의 계획경제지지자들을 《보수세력》으로 몰아 그들에게 온갖 비방중상의 포화를 퍼붓고있다.

사회주의경제체계, 계획경제로는 경제를 발전시킬수 없다는것이다.

…한석비서는 이런 환경속에서 우리 식 경제제도의 우월성을 발휘하는것이 중요하다는 말로써 통보강연을 끝마치였다.

20분가량 휴식하고 모두 자리들을 잡았을 때 친애하는 지도자동지께서 정력에 넘친 환한 얼굴로 소회의실에 들어오시였다. 모두 일어나 그이께 열광적인 박수를 보내였다. 폭풍같은 박수소리에 소회의실의 공기가 설레였다.

친애하는 김정일동지께서는 그들의 환호에 손을 들어 답례하시고는 자리에 앉아 늦어서 미안하다고 하시며 협의회를 시작하자고 말씀하시였다.

정무원의 책임일군들과 도당책임비서들이 차례로 일어나 경제건설형편에 대하여 즉 성과와 부족점에 대하여 보고하고 시급히 풀어야 될 문제들에 대하여 의견을 말하였다.

그이께서는 일군들의 발언을 주의깊게 들으며 이따금 필요한 문제들을 속필로 사업수첩에 적어넣으시였다. 나라의 전반적인 경제건설은 계획대로 힘차게 진척되고있었다. 그러나 부분적으로는 시급히 풀어주지 않으면 안될 문제들이 있었다. 어디에서나 원료와 자재, 동력의 부족을 느끼고있었다. 그것은 경제건설의 비상한 속도로 하여 생긴 일시적인 현상이지만 사회주의건설에 장애를 주는 심각한 난문제였다. 석탄생산, 광물생산, 전력생산과 함께 철도수송에 대한 의견들도 많이 제기되였다.

그이께서는 일군들의 발언도중에 우리 앞에 닥친 난관이 아무리 커도 전진도상에 생긴 난관이며 도당단체들이 경제건설에서 당의 군중로선을 확고히 견지하고 당원들과 근로자들속에서 정치사업을 힘있게 벌려 대중을 발동하는 방법으로 풀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시였다.

정무원의 한 책임일군은 중요대상별 압연강재의 부족량에 대하여 수자적으로 렬거하며 이런 긴장한 때 보신주의, 패배주의로 엄중한 지장을 준 한 제철소지배인의 무규률적인 행위에 대하여 보고하였다. 장내의 공기가 긴장되였다.

친애하는 지도자동지께서는 시름겨운 안색으로 그 일군을 바라보시였다.

《동무네한테도 보고하지 않았습니까?》 하고 그이께서 나직이 물으시였다.

《중보수만 한다고 허위보고를 했습니다. 알아보니 로가 크게 손상된것도 아닌데 보신주의에 사로잡혀 폭발한다고 우는 소리를 하다가 그런 행동을 하였습니다.》

《동무가 내려가서 알아보았습니까?》

《보고를 받고 알게 되였습니다.》

《앉으시오.》

그이께서는 앞줄 오른쪽에 앉아있는 박윤식책임비서를 돌아보시였다.

《책임비서동무, 제철소에 나가 료해하여보았습니까?》

협의자들의 주의가 집중된속에 박윤식이 무겁게 일어섰다. 그의 너부죽한 얼굴에 심각한 빛이 어려있었다. 박윤식은 제철소에 나가 사흘동안 묵으며 리근우지배인과 여러 생산지휘성원들을 만났으며 로동계급속에 들어가 료해하였다고 침착한 어조로 말씀드렸다.

《리근우동무가 중보수를 하다가 로를 세운것은 사실입니다. 그는 처벌을 받아 마땅합니다. 본인도 가슴을 치며 처벌해달라고 하였습니다.》

박윤식은 리근우의 잘못이 아니라 자신의 죄인듯이 괴로운 얼굴로 말하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마음이 못내 괴로운듯 모두숨을 조용히 내쉬며 물으시였다.

《그 동무가 왜 그랬습니까? 리근우동무는 성실하고 고정한 일군으로 알려져있는데…》

《이번에 나가서도 몇번 따져물었는데 대답을 안했습니다. 처벌해달라는 소리만 하고… 기술자들의 의견도 들어보고 로장의 말도 들어보니 지배인동무가 사전에 보고는 했는데 이렇게 긴장한 때 로를 세우겠는가, 대보수할 기일도 안되였는데… 하면서 승인해주지 않았습니다. 누구도 결론해주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그냥 가동하면 위험하고… 그래서 중보수를 하다가 로상태가 위험계선에 이른것을 발견하고 불을 껐습니다.》

《가만… 여기에는 이상한 문제가 있습니다! 대보수기일이 안되였는데 왜 위험합니까? 대보수기일이란건 무엇에 기준해서 제정된것입니까?》

박윤식은 눈을 내리뜨고 무엇인가 생각하였다. 장내가 술렁거렸다.

그이께서는 생각깊은 눈으로 좌중을 둘러보시다가 나직이 말씀하시였다.

《리근우지배인이 보신주의, 요령주의를 했다는것인데… 나는 그의 성품을 압니다. 여기에는 무엇인가 그가 말하지 않는것이 있습니다. 모든것을 자기가 책임지려고 하면서…》

《그렇습니다.》 하고 박윤식이 입을 열었다.

《대보수기일은 로벽안의 내화벽돌이 쇠물의 열과 충격에 견딜수 있는 기간을 기준해서 정해진것입니다. 한데 질이 좋지 못해서 그 기일전에 위험신호가 왔습니다. 불을 끄고보니 로안벽이 크게 손상되였더랍니다.》

《그러니까 내화벽돌의 질에 문제가 있었구만… 지배인은 내화벽돌의 질이 그렇다는걸 모르고있었습니까?》

《알았습니다. 그래서 질이 높은것을 요구했지만 인차 해결될것 같지 않으니까 쇠물생산은 해야 되겠고 해서 그냥 로를 축조했습니다. 그랬다면 로관리를 더 잘해야겠는데 강재생산이 급하니까 소보수도 제때에 하지 않고 로를 혹사했습니다. 지배인동무 책임도 큽니다.》

《근본원인이야 내화벽돌에 있지 않습니까? 그런 내화재를 주고서 대보수기일전에 불을 껐다고 보신주의, 패배주의 감투를 씌우고 법적으로 취급하자고까지 한단 말입니까? 이게 관료주의가 아닌가!》

김정일동지께서는 분노하여 음성이 격해지시였다.

《책임비서동무, 지배인에 대한 로동계급의 반영은 어떻습니까?》

박윤식은 얼굴이 벌개져 그이를 우러러 바라보았다.

《용해공들은 자기네와 십여년동안 생사고락을 같이해온 지배인이 해임된다는 여론까지 돌자 모두 울분을 터뜨렸습니다. 로곁에 와 어슬렁대는 검찰일군한테 막 들이댔습니다. 로가 위험해서 불을 껐는데 어쨌단 말인가. 보수기일을 기계적으로 지키다가 로를 폭발시켰으면 좋겠는가 하고… 지배인동무는 평소에도 로동자들속에서 신망이 높았습니다. 로에서 제일 좌상인 공훈용해공아바이는 지배인이 안해가 사망했을 때에도 장례를 끝내고는 그날로 현장에 나와 생산지휘를 계속한 사실을 이야기했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저으기 놀라 그의 안해가 언제 사망했는가고 물으시였다. 박윤식은 눈을 내리뜨고 선뜻 대답을 못하다가 자기가 당한 슬픔이라도 말하듯 잠긴 목소리로 작년이라고 겨우 대답하였다.

《그런데 어째서 보고하지 않았습니까?》

박윤식이 대답하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는데 제일 뒤쪽에 앉아있는 류수명이 일어나 자기가 잘못했노라고 말씀드렸다.

《보고를 받고도 나한테 알리지 않았단 말이요?》

《…》

《지배인의 안해가 사망한것이 작은 문제가 아니요…》

그러시고는 박윤식쪽을 돌아보시였다.

《그래 지배인동무는 어떻게 살고있습니까?》

《자식들이 다 도소재지와 평양에서 살고있기때문에 혼자 생활하고있습니다. 식사는 합숙에서 하고… 이번에 나가보니 도에 회의를 올라가야 되겠는데 새 와이샤쯔가 없어서 낡은 와이샤쯔를 제손으로 빨아 사무실걸상에 널어놓고있었습니다.》

친애하는 지도자동지께서는 더 묻지 않으시였다. 그이께서는 가슴이 저려나 한동안 말씀을 못하시였다.

《동무들, 좀 생각해보십시오. 우리 나라 마그네샤크링카는 세계적으로도 널리 알려져있습니다. 그런데 내열능력이 높은 내화벽돌을 정상적으로 보장해주지 못한다는게 말이 됩니까. 어떤 때엔 질이 높은것을 주다가도 어떤 때엔 낮은것을 주고… 그래서 이런 문제가 생겼습니다. 질이 낮은것을 주고도 기한전에 로를 세웠다고 누구를 추궁할수 있습니까?》

장내가 술렁거렸다.

《최근시기 중앙에서 제철소로 숱한 지도일군들이 내려갔다 왔지만 누구도 이런 문제를 풀어주려고 애쓰지 않았고 심각히 제기하지도 않았습니다. 고충을 알고도 남의 일처럼 여겼을것입니다. 그리고는 계속 강재만 내라고 요구했고 그 요구에 순응하지 못하면 비난을 퍼부었습니다. 도와는 주지 않고 요구만 하는것이 무엇입니까? 오늘은 여러 동무들이 석탄, 전력, 철도수송에 대해 의견들을 많이 제기했는데 다 옳은 의견들이지만 먼저 자신들이 그 어려운 부문을 얼마나 도와주고 지원했는가를 반성해보았더라면 더 좋았을것입니다.》

협의회참가자들은 고개를 숙이고 그이의 말씀을 적어나갔다. 기침소리 하나 없었다. 가슴을 찢는 자책속에 침묵이 흐르고 또 흘렀다.

《모두 가슴에 손을 대고 생각해보시오. 자기가 지도하는 아래단위, 아래일군들의 사업상, 생활상 고충을 어느정도 가슴아파하고 풀어주려고 애썼는가?… 우가 아래를 도와주는것은 우리 당이 일관하게 견지하고있는 지도원칙입니다. 동무들, 다 그만두고 어버이수령님께서 청산리를 현지지도하신 력사만 돌이켜보십시오. 우리는 일찍부터 우가 아래를 잘 돕게 하기 위한 조치로서 당중앙위원회 지도소조를 파견하고있습니다. 이 모든것은 다 아래를 돕기 위하여 취해진 조치들입니다. 세계 어느 나라 당에도 이러한 체계가 없습니다. 당의 총비서로부터 군당의 부원에 이르기까지 인민들속에 들어가 생사고락을 같이 하며 도와주고있는 인민적인 사업체계는 수령님께서 실천적모범으로 창조하시고 우리 당이 줄기차게 발전풍부화시켜온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일부 지도일군들속에서는 말로는 아래를 도와준다고 하면서 하부지도를 형식주의적으로 나아가서 관료주의적으로 하는 참을수 없는 현상이 나타나고있습니다. 현단계에서 사회주의대건설이 어떻게 진행되는가 하는것은 아래단위를 어떻게, 얼마나 도와주는가 하는데 크게 달려있습니다. 리근우지배인의 문제도 그렇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그를 처벌할것이 아니라 도와주어야 한다고, 그한테 걸린 문제들을 풀어줄 결정적인 대책을 취해야 한다고 열정적으로 말씀하시였다. 그이의 인정미가 넘치는 말씀으로 장내에 따뜻한 화기가 돌았다.

친애하는 지도자동지께서는 제일 앞줄 가녁에 앉아있는 함경북도 도당책임비서쪽을 돌아보시였다.

《함북도를 현지지도하신 수령님께서는 철봉광산에 대해 몹시 심려하셨습니다.》

그이께서는 철봉광산에 이삼년전부터 제대군인들이 많이 왔는데 살림집이 모자라 갓 결혼한 동무들이 동거살이를 하면서 생활이 안착되지 못했다고 심려하신데 대하여 말씀하시였다.

《지적을 받은 다음 어떤 대책을 취했습니까?》

도당책임비서가 일어섰다.

《살림집들을 대대적으로 짓기로 했습니다. 제가 올라올 때 알아보니 기초가 다 되였습니다.》

《아니 이제야 기초가 됐습니까? 철봉광산 당비서가 어떤 동무입니까?》

《중앙당에서 사업하다가 내려온 동무입니다.》

《경력을 묻는게 아닙니다. 인민들에 대한 사상관점이 바로 서있는 동무입니까?》

《당에 충실한 동무인데 쇠돌생산이 급하다나니…》

《비호하지 마시오. 당에 충실하다면 어째 당과 수령이 바라는대로 일하지 않는가?! 수령님께서는 비가 쏟아지는 날 우산을 받쳐들고 동거세대를 찾아보셨는데… 80고령의 수령님께서… 너무 걱정되시여… 량심이 있습니까?! 이제야 겨우 기초를 닦았다니… 자격이 없습니다. 자격이…》

그이의 준절한 비판에 방안공기가 팽팽하게 긴장되였다. 도당책임비서들은 모두 자기 도에서 발생한 일인듯 머리를 수굿하고있었다.

《친애하는 지도자동지, 내려가서 결정적인 대책을 세우겠습니다!》 하고 함북도당책임비서는 손수건을 꺼내여 이마에 내밴 식은땀을 씻었다.

《비판을 강하게 하고 혁명적인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사람보다 쇠돌을 먼저 생각하고… 사람들의 생활문제는 뒤전에 밀어놓고 쇠돌만 더 많이… 더 많이 캐라고 요구할수 있는가? 이건 우리 당의 일관한 정치방식, 인덕정치에 배치되는 관료주의… 관료주의요!》

김정일동지께서는 의분에 상기된 얼굴로 도당책임비서들을 둘러보시였다.

《리근우지배인의 문제도 그렇고 이 문제를 봐도 우리 경제부문에 아직도 관료주의가 남아있다는것을 말해줍니다. 해방직후부터 반세기동안이나 투쟁했는데도… 한석비서가 상세히 통보했겠지만 오늘 관료주의는 하나의 작풍상문제가 아니라 사회주의를 엄중하게 해치는 정치적문제로 부상되고 있습니다. <개편>의 제창자들과 그 추종세력들은 쏘련의 정치체제를 민주화한다는 구실밑에 다당제를 도입하여 반동적인 우익정당들이 정치무대에 합법적으로 등장하는 길을 열어놓았습니다. 그 우익정당들이 사회주의제도를 공격하고 뒤집어 엎는데서 앞장에 서고있습니다.》

도당책임비서들은 사업수첩에 펜을 달려 그이의 말씀을 적어나갔다.

《공격의 예봉은 우리 나라에 쏠리고있습니다. 우리 당일군들은 인민대중속에 깊이 들어가 생사고락을 같이하며 어머니심정으로 사람들을 믿고 사랑하고 아끼고 도와주어 당의 두리에 튼튼히 묶어세워야 합니다. 권력으로 다스리는 정치가 아니라 충복으로 복무하며 믿음과 사랑으로 이끄는 정치… 우리 당의 인덕정치야말로 반사회주의공세속에서 우리 식 사회주의를 지키고 빛낼수 있게 하는 유일한 정치방식입니다.》

친애하는 지도자동지께서는 철봉광산문제도 이런 각도에서 심각히 분석비판하고 시급히 살림집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하시였다.

《광산당비서의 사업을 전면적으로 료해하고 적극 도와줘야 하겠습니다. 우리 당은 집권당이고 우리 사회는 조직화된 사회이기때문에 어디서나 당비서만 똑똑하면 일이 잘됩니다.》

그이께서는 우리 당의 정치철학에 대하여 계속 말씀하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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