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리촌장의 후회

리 성 칠

 

 

1

하늘에서는 둥근달이 엷은 구름장을 헤가르며 둥실둥실 떠가고있었다.
은은한 달빛속에 우중충 서있는 나무숲 어디서인가 소쩍―소쩍― 하는 우짖음소리가 반기듯 들려오고 수풀속에서는 귀뚜라미들이 청아한 목소리로 아름다운 이밤을 노래하고있다.
그윽한 정서를 자아내는 이밤 반디불이 환한 오소리촌장네 집 창가에서도 즐거움에 겨운 웃음소리, 노래소리가 울려나오고있었다.
방안에는 동산의 좌상인 산양할아버지와 그를 받들어 크고작은 일들을 주관하는 오소리촌장과 노루촌장 그리고 너구리와 재빛토끼가 앉아있었다.
이들은 감독의 중임을 맡은 너구리를 축하해주려고 모여앉은것이였다.
이제 봄, 여름이 지나가고 가을이 오면 이곳 솔골동산은 밤골동산과 체육경기를 크게 벌리게 된다. 순수 애들만으로 진행되는 그 경기에는 달리기와 열매따기를 비롯한 체육종목외에도 상식 및 알아맞추기, 암산경기도 있었다.
하여 동산은 벌써부터 흥성거렸다. 경기에서 이기는가 지는가에 따라 영예의 우승컵과 많은 열매를 받아안는가 떼우는가가 결정되기때문이였다.
애들의 부모들은 누구라없이 자기 집 애들을 선수팀에 넣지 못해 안달아했다. 유능한 감독밑에서 오래동안 배우면서 훈련하느라면 애들의 체력이 단련될것은 물론이요 지적능력 또한 퍼그나 높아지게 될것이기때문이였다.
선수선발만이 아니였다. 누가 감독이 되는가를 두고도 론의가 많았다. 감독이 되면 온 동산의 사랑과 존경을 받을수 있기때문이였다.
하여 너구리가 경쟁자들을 떨구고 단연 감독으로 선출되였다.
그리하여 이렇듯 축하를 받고있는것이였다.
오소리촌장의 외아들인 귀염둥이가 손님들앞에 나서서 재롱스럽게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뻐꾹뻐꾹 뻐꾸기
     개굴개굴 개구리
     화목한 우리 동산 노래불러요
     해종일 신이 나서 노래불러요
 
(허허… 제법인데!)
귀염둥이를 바라보는 오소리의 마음은 기뻤다.
오소리는 누구보다 아들애에 대한 정이 깊었다.
오늘 밤 너구리감독을 위한 이 축하연을 발기하고 자기 집에서 진행하게 된것도 실은 귀염둥이아들애를 위해서였다.
꼬마오소리의 재롱스러운 노래에 더더욱 흥이 난 손님들은 짜락짜락 박수를 쳤다.
그 광경을 보느라니 오소리는 며칠전에 있었던 일이 생각났다.
그날 오소리촌장은 좌상인 산양할아버지를 찾아가 감독문제를 제기하였다.
《그래 누구누구가 물망에 오르고있나?》
산양할아버지는 수염을 내리쓸며 물었다.
《저, 노루촌장네는 재빛토끼를 추천하고 우린 너구리를…》
《가만!》
산양할아버지는 오소리촌장의 말을 중도에서 꺾더니 확신에 넘친 어조로 말했다.
《음, 재빛토끼라면야 감독의 중임을 맡을만 하지. 실력이 높은데다가 대바르고 정직하니.》
순간 오소리는 낯을 찡그렸다. 그것은 너구리를 추천하려는 자기의 의도와는 다르게 일이 번져지기때문이였다.
워낙 오소리는 외아들인 귀염둥이를 두고 왼심을 많이 썼다. 이렇다하게 뛰여난 재능은 보이지 않지만 욕망은 컸다. 어떤 수를 써서라도 뛰여난 선수로 키우고싶었다. 그런데 고지식하고 원칙이 강한 재빛토끼한테 애를 맡겼다가는 뒤전에 밀려날것이 뻔했다. 실력본위요, 공정성이요 하면서 원칙을 따지고들면 아무리 촌장네 아들이라 해도 할말이 없을것이다.
바로 이러한 고민거리를 너구리가 풀어주었다. 말린 물고기를 잔뜩 안고 집에 찾아온 너구리는 귀염둥이를 어루만지며 령리하다느니, 재능이 엿보인다느니 하면서 자기한테 맡겨주면 그 누구도 따를수 없는 뛰여난 체육명수로 키워내겠노라고 장담해나섰던것이다.
(하, 이거 어쩐다? 이럴 때 가만있으면 안되지. 우리 귀염둥이를 위해서라면…)
오소리는 산양할아버지를 마주 쳐다보며 정색해서 말했다.
《예, 좌상님께서는 옳게 보셨습니다. 재빛토끼는 정직하고 여러모로 재능이 있는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오소리촌장은 머뭇거리며 눈치를 살폈다.
《헌데 뭔가 모자란단 말인가?》
《예, 너무 고지식하고 융통성이 없다보니 남들을 통솔할수가… 하지만 너구리는 말 잘하고 수완있고 전개력이 있어서… 어쨌든 동산에서는 너구리만 한 적임자가 없습니다.》
《허, 그런가?! 하긴 담이 커야 범을 잡는다 했거늘.》
이렇게 되여 너구리가 감독이 되게 되였다.
이런 생각에 잠겨있던 오소리는 (아니, 내가 멍하니 무슨 생각을…) 하고 웃방에 올라가 열매가 담긴 바구니를 안고 내려왔다.
새빨간 사과와 노란 살구가 가득 담긴 바구니를 본 손님들은 좋아서 환성을 질렀다.
오소리는 너구리에게 눈을 껌뻑해보이며 말했다.
《음식은 씹어야 맛이 나고 말은 해야 맛이 난다네.》
어제 튕겨준대로 솜씨를 보이라는 신호였다.
그랬건만 너구리는 안달아하는 오소리촌장의 기대와는 다르게 왕청같은 소리를 했다.
《하, 이 집에서는 일을 꺼꾸로 하십니다. 이렇듯 맛나는 열매들을 이제야 내놓다니요. 식후라 이젠 모두 배가 불러서 더 들수 없겠는데요.》
헛참, 오소리는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점잖게 응수했다.
《허, 배가 부른들 무슨 걱정이요. 소화 잘 시켜주는 열매들이 있는데야!》
노루촌장도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쳤다.
《그렇구말구, 아무렴 이런 열매야 얼마든지!》
일이 이쯤 되였으면 가만있는게 상책이련만 너구리는 눈이 올롱해서 사리를 따지고들었다.
《하, 그건 초보적인 상식도 모르고 하시는 말씀이외다. 책에도 씌여있기를 〈열매는 반드시 식전에 먹어야 한다. 식후에 먹으면 배에 가스가 차면서 소화불량이 올수 있다.〉했습니다.》
순간 오소리는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너구리, 자네가 어쩌면 이럴수가 있나? 저를 내세워주는 이 촌장을 깎아내리면서까지 자기의 유식을 뽐내다니.)
이때 누군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재빛토끼였다.
《예, 너구리감독의 말이 물론 옳습니다. 하지만 즐거운 이밤 어찌 건강상식만 론하겠습니까? 노래를 계속 부릅시다. 그럼 이번에는 오늘 밤의 주인공인 너구리감독이 열매타령을 하겠습니다.》
자리에서 일어선 너구리는 한마디 했다.
《저는 먼저 저를 내세워주고 이렇듯 뜻깊은 좌석을 마련해준 좌상할아버지와 오소리촌장형님, 노루촌장님께 고마움에 찬 인사를 드립니다. 그러면서 제가 지은 시 한편을 읊겠습니다.》
너구리는 감정을 잡으며 읊기 시작했다.
 
     우리 동산엔 나무도 많아라
     가다가 가둑나무, 오다가 오동나무
     배앞에 있다 배나무
     등뒤에 있다 등나무
     오줌 솔솔 솔나무
     방귀 뀐다 뽕나무
 
누군가 입을 가리우며 키득거렸다.
오소리도 히물거리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허허, 저런 우스개소리도 시라고 하는가?)
너구리는 누가 웃건말건 계속 읊어댔다.
 
     오래오래 살아야만 복이라더냐
     순간을 살아도 참되게 살란다 참나무
     아, 나도야 너처럼 참되게 살리라
     이 믿음 이 은혜 언제나 잊지를 않고!
 
너구리가 시를 척 읊고나자 방안이 들썩하게 박수소리가 울리였다. 산양할아버지도 입가에 웃음을 지으며 흐뭇한 눈으로 바라보고있었다.
오소리도 저으기 마음이 누그러져서 고개를 끄덕이였다. 그를 기쁘게 한것은 시의 마감구절이였다. 이 믿음, 이 은혜 언제나 잊지 않겠다는것은 자기를 내세워준 이 오소리촌장의 신세를 잊지 않고 갚겠다는 결의가 아니겠는가.
그날밤 말린 물고기를 잔뜩 안고 집에 찾아왔던 그때에도 너구리는 그렇게 말했었다.
《촌장형님, 저를 좀 도와주십시오.… 그럼 그 은혜 잊지 않고 댁의 귀염둥이를 그 누구도 따를수 없는 뛰여난 체육명수로 키워내겠어요.》
(허, 그 결의가 식을세라 또 다지는구나!)
이런 흐뭇한 생각을 하면서 방안을 둘러보던 오소리촌장은 갑자기 굳어졌다.
손님들모두가 좋아서 벙글거리며 박수를 치고있는데 유독 재빛토끼만은 놀라움과 실망이 어린 눈길로 생각에 잠겨있는게 아닌가. 더우기 이상스러운것은 재빛토끼와 눈길이 마주 친 너구리가 당황해하며 제꺽 고개를 돌리는것이였다.
(왜 저럴가? 도대체 무슨 일일가?)
이날 밤 오소리는 자리에 누워서도 자꾸만 얽히는 생각으로 좀처럼 눈을 붙이지 못했다.

 

2

이튿날 오소리촌장은 아침해가 떠오르기 바쁘게 재빛토끼네 집을 찾아갔다.
《아니, 이 아침에 촌장형님이 어떻게?》
재빛토끼는 의아해하면서도 반갑게 맞아주었다.
《볼만 한 책이 있으면 좀 빌려볼가 해서…》
방안으로 안내한 재빛토끼는 책장에서 두툼한 책 한권을 빼들더니 말했다.
《이 책이야말로 볼만 한 책입니다.》
표지에는 《100가지 상식》이라고 찍혀있었다.
고맙다면서 책을 들고 문밖으로 나서던 오소리는 주춤 멈춰서며 물었다.
《참, 간밤에 말이네, 너구리가 자작시를 읊자 모두 좋아서 박수를 치는데 자네만은 얼굴을 찡그리며 생각에 잠기더구만. 왜 그랬댔나?》
순간 재빛토끼는 좀 당황한 빛이였으나 곧 아무렇지도 않은듯 《아, 아닙니다. 아무 일도…》했다.
《비밀이라면야 구태여 말 안해도 되지.》
오소리가 노여워하자 재빛토끼는 바빠하더니 그제야 사연을 말했다, 무척 괴로움에 젖은 목소리로.
《저, 간밤에 너구리가 읊은 그 시는 너구리가 지은 시가 아니라 제가 쓴것이였습니다.》
오소리는 깜짝 놀랐다.
재빛토끼는 자초지종 말하기 시작했다.
읊을만 한 시가 있으면 좀 보여달라기에 자기가 쓴 시들이 적혀있는 수첩을 빌려주었는데 글쎄…
《아니, 어쩌면 그럴수가 있나?》
오소리는 억이 막혔다. 특기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당부했더니 제 실력을 보여줄대신 남의 창조품을 가로채여 제가 쓴거라고 버젓이 공개하다니.
한편 오소리는 걱정이 앞서는것을 누를수 없었다.
이 사실이 공개되는 날엔 너구리가 얼마나 비난받겠는가, 산양할아버지와 촌장들까지 우롱했다고. 너구리를 적극 보증하고 내세운 이 오소리촌장까지도 뒤소리를 들을것이다. 다행히도 재빛토끼는 떠들지 않겠다고 했다. 쓰거워도 참겠다는것이였다.
《자넨 참 마음이 곱구만. 그래야지, 밉지만 어쩌겠나. 일단 감독이 된 이상 잘 도와주자구.》
집으로 돌아온 오소리는 재빛토끼가 빌려준 책을 펼쳤다. 책은 첫장부터 눈길을 끌었다.
 
서 문
입에 대하여!
수고많은 입이건만 어찌하여 날이 갈수록 칭찬보다 욕을 먹는 일이 더 많은가?
그 까닭은 입이 때없이 해이되여 탕개를 늦추군 하는데 있으리라. 하여 생각없이 입을 마구 놀리기도 하고 먹어서는 아니될것까지 함부로 삼키군 하니 5장 6부인들 어찌 편안할수 있으리오.
그런 페단을 막기 위해 우리 건강장수연구집단은 건강상식 100가지를 서술하노니 누구라 없이 소홀히 하지 말고 가슴에 새겨안으시라,
자자구구.
그러면 입때문에 고충을 겪거나 가슴치며 후회하는 일은 없게 되리라.
 
《정말 잘 썼는데! 혼자 보긴 아까운 책이야.》
오소리는 좋은 책을 손에 쥐게 되니 너구리감독이 생각났다. 애들에게 상식공부를 시키기 위해서도 그래, 그가 이 책을 보면 얼마나 좋아할가. 빨리 보고 너구리감독에게 줘야지.

 

3

서산하늘가를 아름답게 물들이며 노을이 어린 저녁이였다. 산판에서 헤매다가 집으로 들어서던 오소리촌장은 누군가가 찾는 소리에 돌아섰다.
노루촌장이 다가오면서 부르고있었다.
《기다린지 오래 됐나? 어서 집으로 들어가세.》
《아니, 여기도 좋네. 뭘 좀 의논할 문제가 있어서 왔네.》
오소리는 어쩐지 불안했다. 노루촌장의 얼굴색이 좋지 못했고 말투도 상냥하지 못했던것이다.
아니나다를가 에돌줄 모르고 속심을 그대로 터놓군 하는 노루촌장은 이번에도 그렇게 말했다.
《지금 동네여론이 좋지 않네, 너구리감독을 두고 말이야. 자넨 뭘 보구 그를 추천했나?》
《아니, 밑도끝도없이 그게 무슨 소린가?》
《쩍하면 애들을 끌고 산이요, 강이요 나다니면서 놀음판, 먹자판을 벌린다는걸세. 훈련을 시키거나 알아맞추기와 상식공부는 대충하고말일세.》
오소리는 가슴이 철렁했다.
《그게 정말인가?》
《죄다 사실이라네. 어디 그뿐인줄 아나. 애들을 선수로 키우는데서도 공정치 못하다는걸세. 뭐, 능력본위, 실력본위로 하는게 아니라 리해관계를 우선시하면서 몇몇 애들만 잘한다 잘한다 춰주면서 내세운다나. 그런데 문제는 그 몇몇 아이가 바로 자네네 귀염둥이와 우리 아들애라는거네.》
《?!…》
오소리는 그만 입을 항 벌렸다.
《그래서 말이네, 난 결심했네.》
노루촌장은 결연히 말했다.
《난 우리 애를 팀에서 떼겠네.》
오소리는 눈이 휘둥그래졌다.
《뭐라구? 아니, 그건 안되네. 전에는 자네집의 너렁청한 웃방을 선수팀의 모임장소로, 공부하는 방으로 내주더니 오늘은 뭐 애를 선수팀에서 떼겠다구? 그렇게 자기를 희생시켜서 얻을게 뭐가 있나? 남는게 뭐가 있겠는가 말이네.》
노루촌장은 웃으며 태연하게 말했다.
《왜 얻을게 없겠나. 우리 선수팀의 우승을 얻게 되구 또 동산의 명예가 남게 되지. 동산의 기쁨, 동산의 명예이자 우리 기쁨, 우리 명예가 아니겠나.》
(이건 도저히 통하지 않는구나. 어디 실컷 그래보라지. 바보라는 뒤소리나 듣고 후회할테니까.)
《그리고 한가지 더 있네. 이건 자네가 용단을 내려야 할 문제인데.》
노루촌장의 말에 오소리는 속이 덜컥 했다.
이 괴벽한 촌장이 이번엔 우리 집 귀염둥이까지 선수팀에서 떼라고 강박하려는게 아닐가?
《감독을 바꾸어야겠네. 우리 동산이 이기자면 이제라도 감독을…》
《뭐, 감독을 바꾸자구?》
오소리는 와뜰 놀라며 노루촌장을 쳐다보았다.
그러니 기어이 재빛토끼를 감독으로 앉히자는 소리인데 정말 그렇게 하면 어떻게 될가?
오소리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재빛토끼가 감독이 된다면 너구리처럼 자기의 귀염둥이를 잘 돌봐주지 않을것은 뻔했다.
물론 실력이 높고 열성도 높으니 총체적으로는 성과가 있겠지만…
이렇게 타산한 오소리는 타이르기 시작했다.
《이보라구, 높은 나무엔 바람이 세고 명성에는 질투가 따라다닌다 했네. 그러니 질투군들의 말만 듣지 말고, 음, 괜히 오해하지 말고 좀 두고보세나.》
《하, 그래?… 그럼 어디 좀더 두고봅세. 헌데 내 보기에는 자네가 너구리를 너무 감싸고도는것 같애. 그러다간 랑패를 보네, 랑패를.》
《뭐, 랑패?》
노루촌장은 묻는 눈길로 마주 쳐다보았다. 그러면서도 말은 하지 않고 그저 빙그레 웃었다.
순간 오소리는 온 몸으로 느꼈다, 노루촌장의 입가에서 맴도는 그 말소리를.
그것은 《하긴 남이야 어떻게 되든말든, 동산이야 어떻게 되든말든 제집의 귀염둥이만 잘되면 그만이지 뭐, 안 그런가?》하고 묻고있는것이 분명했다.
《?!…》
《그럼 난 가보겠네.》
오소리는 뒤통수를 한대 얻어맞기라도 한듯 뗑해서 멀어져가는 노루촌장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이날 저녁 밖에서 들려오는 귀염둥이의 울음소리를 듣고 황급히 마주 달려나가던 오소리는 주춤 멈춰서며 입을 딱 벌렸다. 뜻밖에도 귀염둥이의 얼굴이 퉁퉁 부어있지 않는가.
《이… 이게 어찌된거냐? 누구와 싸웠니?》
《아니, 벌한테 쏘였어, 엉엉…》
《벌한테? 그러니 넌 훈련은 하지 않구 몰래 산에 올라가 벌둥지만 쑤신게로구나?》
《나 혼자서 간게 아니예요. 애들과 같이 갔는데요 뭐, 감독선생님이랑 다…》
귀염둥이는 눈이 올롱해서 대들었다.
《뭐, 감독선생님이랑 다 같이? 음, 그러니 너구리감독이 훈련은 잘 시키지 않구 쩍하면 애들을 이끌고 산에 오르군 한다는 말이 결코 헛소문이 아니였구나, 응?》
《헹, 우리 감독선생님한텐 잘못이 없어요. 산엔 내, 내가 가자구 졸라서 그랬는데요 뭐. 열매두 따먹구 경치두 구경하자고 말이예요.》
귀염둥이의 말에 오소리는 눈을 크게 떴다.
《네가 졸라서 그랬다구? 헛참, 설사 그랬다한들 어쩌면 감독이 철없는 애들의 장단에 춤을 춘단 말이냐.》
오소리는 어처구니가 없어 더 말을 못했다.

 

4

한낮이 되자 오소리는 책 한권을 들고 나섰다.
《100가지 상식》책이였다.
오소리는 곧장 강가로 걸음을 다그쳤다. 오늘 수영훈련이 있다는 말을 들었던것이다.
(아니, 저런것두 훈련인가?!)
강가에 이른 오소리는 눈이 퀭해졌다. 애들은 너구리감독과 함께 물에서 가재잡이를 하고있었다.
너구리감독이 돌을 들어올리면 지켜보고있던 애들이 사방으로 달아나는 가재들을 덮쳐서는 바구니안에 집어넣군 하였다. 하긴 가물에 강이 말라들어 물이 얕으니 수영은 할수 없을것이였다.
그런데 가만 눈여겨보니 자기의 귀염둥이와 꼴꼴이 그리고 꼬마곰은 손에 집어든 가재를 다른 애들처럼 바구니에 넣을대신 남모르게 제 입에 넣고 우물우물 먹어대는것이였다.
(허, 그녀석들, 제 살 궁리는 다 하네그려!)
이때 너구리감독이 오소리를 보고 반기였다.
《아니, 촌장형님이 어떻게 여기까지?!》
《음, 여기서 가재잡이경기를 한다기에 구경하러 왔다네. 정말 볼만 하구만!》
《가재잡이경기라니요? 사실은 수영하러 왔는데 물이 말랐으니 할수없이 이런 놀음을…》
너구리는 난처해하면서도 애써 웃음을 지었다.
《아, 그건 롱말이구. 사실은 이런 좋은 책이 생겼기에 자네한테 보여주자고 우정 왔다네.》
책을 받아든 너구리감독은 선자리에서 책장을 벌컥벌컥 번지면서 대충 읽어보더니 중얼거렸다.
《보아하니 이 책엔 가장 초보적인 상식들만 적혀있구만요. 보라구요, 여기 이렇게 씌여있는걸. 〈꿀과 게를 같이 먹으면 죽을수 있다.〉아무렴, 이쯤한거야 누군들 모르겠나요. 그닥 볼만 한게…》
책을 덮고 고개를 쳐들던 너구리의 눈은 갑자기 꼿꼿해졌다. 성난 오소리의 눈길과 마주쳤던것이다.
《뭐, 그닥 볼만 한게 없다구? 그럼 내 하나 물어봅세. 자넨 전번날에도 유식한척 〈열매는 반드시 식전에 먹어야 한다〉며 훈시하던데 이 책엔 절대로 식전에 먹으면 안되는 열매도 있다고 씌여있네. 그래, 자넨 알고있나? 그게 뭔지?》
《아니, 그런것두 있는가요?》
너구리는 눈이 올롱해서 되물었다.
《거 보라구, 모르면서도 아는척!… 그건 도마도와 감이라네. 특히 도마도를 빈속에 먹었다간 위탈을 만나 평생토록 고생할수 있다고했어.》
그제야 너구리는 뒤더수기를 긁으며 잘못했노라 사죄했다, 성의껏 들고온 책인데 자자구구 다 읽어보겠노라면서.
오소리는 속이 좀 풀리긴 했으나 벼르고왔던지라 더 따지고들었다.
《그런데 자넨 왜 이 모양인가. 쩍하면 산으로, 강으로 애들을 끌고다니면서? 왜 이런 놀음판을 벌려 동네 어른들을 걱정하게 만드는가말이야?》
《예?》
《두꺼비는 아무리 뛰여도 언덕을 넘어서지 못한다고 자네 능력이 딸려서 그러는게 아닌가?》
놀라움에 입을 항 벌리던 너구리는 이내 항변했다.
《너무 조급해마십시오. 개구리가 주저앉는것은 멀리 뛰자는것입니다.》
너무나도 태연하고 또 사리정연하게 하는 너구리의 말에 오소리는 저으기 놀랐다. 내가 괜히 의심부터 앞세우면서 때이르게 지나친 걱정을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허, 그렇다면야! 하긴 얻어들은 소리 절반은 거짓말이라구 내 떠도는 소릴 다는 믿지 않네만 어쨌든 모두 걱정하지 않게 잘해주게나.》하고 말하였다. 뒤소리하기는 쉬워도 정작 철없는 애들을 맡아서 키운다는것이 헐치 않을거라면서 위로까지 했다. 그리고는 슬그머니 물었다.
《그래, 우리 집 귀염둥이는 좀 어떤가? 선수로서 꽤 구실할것 같은가 말일세.》
그제야 너구리감독의 눈이 반짝했다. 오소리촌장의 찾아온 목적이 뭣인가를 알아차렸던것이다.
《구실을 못하다니요? 귀염둥이가 얼마나 령리하고 날래다구요.》
《허, 그렇단 말이지.》
오소리는 기분이 좋아 벌쭉거렸다. 그러면서도 인사말로 상대의 수고를 헤아려주는것을 잊지 않았다.
《그게 다 감독선생님이 도와주고 내세워준 덕분에 이루어지는 성과이지.》
《아, 내가 무슨… 어쨌든 마음놓으십시오. 귀염둥이는 반드시 뛰여난 체육명수가 될것입니다.》
《허허, 어쨌든 나는 자네만 믿겠네.》
오소리의 얼굴에는 흐뭇한 미소가 어리였다.

 

5

반달이 덩실 떠있는 밤이였다.
오소리는 귀염둥이를 바라보며 물었다.
《얘야, 전에 너희들이 가재잡이를 하는걸 보니 너와 꼴꼴이 그리고 꼬마곰은 가재를 잡는 족족 제 입에 넣고 우물우물 먹어대더구나. 그래, 그건 누가 먼저 선코를 뗀거냐? 보나마나 먹새좋은 꼴꼴이가 추동한거겠지?》
《아니예요.》
《그럼 장난 세찬 꼬마곰이?》
《아니, 아니예요. 그건 내가, 내가 먼저!》
귀염둥이는 으쓱해서 뻐기였다.
《뭐, 네가 먼저?!》
오소리는 놀랐다. 그래 다시 물었다.
《네가 먼저 선코를 뗐단 말이지? 그래, 감독선생님은 나무람하지 않더냐. 〈동무들과 함께 나눠먹을 생각은 하지 않고 그렇게 제 욕심만 챙기면 되나요?〉하고 말이다.》
《아니요. 감독선생님은 우리가 가재를 몰래 입에다 넣고 먹는걸 보고는 씨물씨물 웃기만 했어요.》
《뭐, 그저 웃기만 했다구?》
고개를 기웃거리던 오소리는 또 물었다.
《얘야, 네 보기엔 감독선생님이 어떻냐?》
《좋지요 뭐.》
《그래, 어떻게 좋으냐?》
《날 제일 고와하니까! 매일 나만 칭찬해주는데요 뭐. 똑똑하다, 훈련 잘한다, 알아맞추기와 셈세기에선 귀염둥이를 따를 애가 없다. 그래서 애들이 모두 날 부러워해요.》
《부러워해? 입을 삐죽거리는 애들두 있을테지?》
귀염둥이는 고개를 끄덕이였다.
오소리는 슬그머니 부아가 났다.
(흥, 어디 실컷 질투하겠으면 하구 시비질하겠으면 하라지. 그런다구 내가 양보할수야 없지. 암, 그렇구말구.)
오소리는 귀염둥이를 다시 정찬 눈길로 쳐다보며 넌지시 말했다.
《그러니 넌 벌써부터 감독선생님의 덕을 보는구나. 앞으론 그 덕을 더 단단히 볼거다.》
이때 밖에서 똑똑똑 문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문을 열고 내다보던 오소리는 입을 딱 벌렸다.
뜻밖에도 너구리감독이 문밖에 서있지 않는가?!
(범이 제 소리하면 온다더니 과연!…)
오소리는 반갑게 맞아들이였다. 너구리는 인사를 하는 귀염둥이를 어루만지며 칭찬해주더니 이어 오소리촌장앞에 바투 다가서며 소곤거렸다.
《밤중에 안됐습니다만 내 아주 희한한 소식을 알려드릴게 있어서 이렇게 달려왔습니다요.》
《희한한 소식이라니?》
《저, 이건 아직까진 비밀인데.》
너구리는 누가 들을세라 오소리의 귀에다 대고 소곤거리기 시작했다.
《저… 다섯마리의 룡이 입에 보물을 물고 하늘로 날아올랐다는 전설이 있는 오룡산, 그 오룡산의 어느 바위밑에는 백년묵은 산꿀이 고드름처럼 주렁주렁 드리워있습니다.》
《뭐뭐, 산꿀이 고드름처럼?!》
오소리는 와뜰 놀라 되물었다.
《예, 실은 제가 애들의 약한 몸부터 춰세워야겠기에 산으로, 강으로 좀 데리고다녔는데 그걸 두고 뒤에서 시비가 많지 않나요? 그래서 내딴엔 그들의 생각을 확 뒤집어놓기 위해 우정 그 험한 오룡산에까지 올랐던겁니다요.》
《그래서?》
《고생끝에 락이라고 내 으뜸가는 보약인 백년묵은 산꿀을 발견했을 때 너무 좋아 막 환성을 질렀습니다. 이젠 그 시비군, 질투군들도 눈이 퀭해지겠구나 하고 말입니다.》
귀염둥이가 산꿀을 먹을수 있게 되였다는 소리에 입이 헤벌어진 오소리는 너구리감독의 두팔을 부여잡으며 소리쳤다.
《이거 정말 고맙네! 고마와!》
오소리촌장이 몹시도 기뻐하는걸 본 너구리감독은 제꺽 물었다.
《저, 그럼 애들을 다 이끌고 오룡산에 가도 되겠지요?》
《암, 되구말구! 누군가 말했지? 〈생이란 그저 사는게 아니라 건강하게 살고 또 값있게 사는것〉이라고.》
이렇듯 사기나서 떠들던 오소리촌장은 갑자기 입이 떡 굳어졌다. 스무명이나 되는 선수팀의 애들모두를 다 이끌고 오룡산에 갔다가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쩌랴 하는 걱정이 생겼던것이다.
《아, 가만! 덤비지 말구 좀 생각해보세나. 너무 통이 크게 판을 벌리다가…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쩌겠나? 애들을 많이 데리고갈수록…》
오소리촌장이 튕겨주는 말에 너구리는 제꺽 《정말 듣고보니 그렇군요. 그럼 먼저 몇명만 데리고 갈가요? 귀염둥이와 그 애의 딱친구들인 꼴꼴이, 꼬마곰을 말입니다.》 하고 비위를 맞추었다.
그게 좋겠다며 오소리와 너구리는 맞장구를 쳤다.
너구리가 돌아가자 오소리는 귀염둥이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허허, 우리 귀염둥이가 산꿀을 먹게 된단말이지! 내 우겨서 너구리를 감독으로 추천하길 잘했지 재빛토끼가 됐더라면 산꿀은커녕… 뭐, 이래도 감독을 바꾸자는 소릴 할텐가?》
오소리는 노루촌장이 눈앞에 있기라도 하듯 삿대질을 하였다.

 

6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라니 이 무슨 소린가.
오소리는 눈앞이 새까매서 허둥거렸다.
지금 그의 눈앞에는 귀염둥이가 거품을 물고 쓰러져있었다. 꼬마오소리만이 아니였다. 꼬마곰도 꼴꼴이도 그렇게 나란히 누워있는데 아무리 흔들며 울고불며 소리쳐불러도 응대를 못했다.
옆에서는 꼴꼴이의 엄마가 눈물을 좔좔 흘리며 실성한듯 같은 말을 되풀이하고있었다.
《이게 무슨 일이람, 이게… 아침때만 해도 산꿀을 먹으러 간다면서 벙글거리던 네가 이렇게 되다니…》
안절부절 못하는 짐승은 쓰러진 애들의 아빠, 엄마들만이 아니였다. 산양할아버지와 노루촌장, 재빛토끼를 비롯한 동네짐승들이 너도나도 달려와서 몸을 주물러준다, 약초를 얻으러 뛰여간다, 어쩐다 하며 제 집일처럼 안타까와하고있었다.
오소리촌장은 너구리감독을 쏘아보며 따지고들었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거야? 뭘 먹였기에 이렇게 됐는가 말이야?》
《산… 산꿀을 먹은것밖에…》
너구리감독은 떠듬거리며 겨우 대답했다.
오룡산에 이른 애들은 고드름처럼 주렁주렁 드리운 산꿀을 보자 환성을 지르며 달려가서 마구 뜯어먹었다고 한다. 그리고는 개울에서 와글거리는 물고기와 가재를 잡느라고 웃고 떠들댔는데 갑자기 하나, 둘 애들이 배를 끌어안고 돌아가며 죽는다고 아우성을 치더라는것이였다.
《가만! 가재잡이를 했다면 그 애들이 그… 그걸 먹지 않았나? 산꿀을 먹은 뒤라는걸 잊고말이야.》
《가재를 먹구말구요. 주먹만 한 가재들을 잡는 족족 냠냠 맛있게 먹었지요.》
《아니, 그럼 꿀 먹은 애들이 가재를 먹는걸 뻔히 보면서도 가만 놔뒀단 말인가? 사달은 바로 거기서 생겼군 그래.》
산양할아버지가 놀라운 눈길로 너구리를 쳐다보며 하는 말이였다.
너구리는 눈이 퀭해서 물었다.
《저, 꿀 먹은 뒤에 게를 먹으면 죽는다던데 가재도 그런건가요?》
오소리는 억이 막혀 입을 딱 벌렸다. 이어 벌컥 역증을 냈다.
《아니, 세상에 모르는게 없는것처럼 으시대던 자네가 그런 초보적인 상식두 모르는가? 내가 보라고 준 그 상식책에도 다 씌여있어. 〈꿀과 게를 같이 먹으면 죽는다.〉 그리고 그 아래줄엔 〈가재는 게와 한족속이다. 그러므로 가재도 꿀과 같이 먹으면 생명이 위험하다.〉 고 말이야.》
《아니, 그… 그러면 나때문에 이… 애들이?!》
너구리는 그만 공포에 질려 몸을 떨었다.
오소리는 울분에 차서 벽력같이 소리를 질렀다.
《어쩌면 그럴수 있어? 엉? 감독인 자네가 어쩌면…》

 

7

하늘에서는 비가 쭈룩쭈룩 내리고있었다.
비내리는 산속길로 귀염둥이를 업은 오소리가 어정어정 걸어가고있었다. 집으로 가는길이였다.
《얘야, 정신차려라, 응? 정신차려. 그래, 아직두 배가 아프냐?》
잔등에 업힌 귀염둥이는 신음소리만 낼뿐 대답을 못했다.
이만한것도 다행이다. 아는것이 많고 성실하며 남을 위해서라면 발벗고 뛰여다니는 그 재빛토끼가 약샘물에 녹두를 갈아서 먹인다, 어쩐다 하며 적극 도와나섰기에 망정이지 하마트면 영영 피여나지 못할번 하였다.
하지만 어이 알랴. 귀염둥이와 꼬마곰, 꼴꼴이의 몸에 생긴 병이 과연 낫기나 하겠는지 또 낫는다면 그것이 몇달, 아니면 몇년후이겠는지…
비방울은 점점 더 굵어졌다. 이따금 번개가 번쩍, 번쩍 일고 하늘땅을 뒤흔드는 우뢰소리가 울리군 하였다.
세차게 불어대는 비바람에 나무들이 몸부림쳤다.
그러거나말거나 귀염둥이를 업은 오소리는 땅만 내려다보며 한발자국, 한발자국 무겁게 걸어가고있었다.
오소리의 가슴속에서는 설음인지 울분인지 분간 못할 감정이 치밀었다.
어쩌면 이럴수가 있는가, 그토록 믿고 내세워준 너구리한테서 이런 대접을 받다니.
이렇듯 너구리를 두고 원망하던 오소리는 언듯 고개를 쳐들었다.
억이 막혀 가슴을 쾅쾅 두드리며 질책하던 노루촌장의 목소리가 귀전에 다시 울렸던것이다.
《보라구, 자네가 너구리를 계속 감싸고돌더니 어떻게 됐나, 응? 어떻게 됐어?》
아, 그래 정말이지 그토록 성실하고 재능있는 재빛토끼가 감독으로 되였더라면 이런 일이 생길수나 있었겠는가.
그러니 이게 다 내탓이지, 제 리속만 생각하면서 협잡군같은 너구리를 감독으로 추천하고 계속 감싸고돈 내탓이…
눈물과 뉘우침으로 모대기며 온 밤을 지새운 오소리는 이튿날 산양할아버지를 찾아가 잘못을 다 털어놓고 빌었다.
《좌상할아버지, 전 정말… 정말 나쁜놈입니다.
남이야 어떻게 되건말건, 동산이야 어떻게 되건말건 제 욕심만 챙기면 그만이라고 생각한 나쁜놈이…》
잘못을 뉘우치는 오소리의 목소리는 저으기 갈리여 가까스로 이어지고있었다.
《음, 잘못을 바로 찾았네. 노루촌장처럼 동산을 위해 모든것을 다 바치지는 못할망정 그러면 되겠나?》
산양할아버지는 오소리를 내려다보며 강경하고도 절절한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 두고두고 명심하세나.
동산을 위한 일에 사심을 앞세우면 동산만이 아니라 자기자신까지도 망치게 된다는 이 심각한 교훈을 말일세.》
《예, 명… 명심하겠… 습니다.》
어깨를 들먹이는 오소리의 발등으로는 뜨거운 눈물이 점점이 떨어져내리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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