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쥐의 거울

양 일 심


늙은 쥐는 요즘 고민이 많았습니다.
나이가 들어 이전처럼 몸이 말을 듣지 않으니 훔쳐먹기가 점점 힘겨워졌습니다.
그렇다고 도적질을 그만두고서는 살아갈수 없는 처지였습니다.
생각끝에 늙은 쥐는 그럴듯 한 거짓말로 동네짐승들을 속여넘기고 그들이 베푸는 동정의 그늘밑에서 편안히 살아갈 궁리를 하게 되였습니다.
어느날 늙은 쥐는 멋진 손거울을 하나 구해가지고 동네짐승들을 찾아갔습니다.
《여보게들, 난 이젠 늙었네. 그래서 이제라도 나쁜 버릇을 뚝 떼버리고 이 거울에 내 마음을 비쳐보며 깨끗이 살려고 결심했다네.》
그러자 멍멍이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습니다.
《뭐? 마음을 비쳐봐? 야, 이놈아, 마음은 둘째치고 네 낯짝부터 한번 비쳐봐라.》
엉겁결에 거울을 들여다본 늙은 쥐는 와뜰 놀랐습니다.
글쎄 원래 볼품없는 자기의 턱수염에 방금 훔쳐먹은 멍멍이네 떡가루가 하얗게 묻어있는것이 아니겠습니까.
《아이쿠!》
급해맞은 늙은 쥐는 애꿎은 거울을 내동댕이쳐 산산쪼각을 냈습니다.
그 꼴을 바라보던 멍멍이가 늙은 쥐를 쳐갈겼습니다.
《이놈아, 거울을 깨기 전에 나쁜 생각만 가득찬 네 골통부터 깨버려야 해,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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