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청을 뽐내려던 금빛수닭

 

최 충 웅

 

 

어느날 아침, 용이네 금빛수닭이 마당에서 꺽뚜룩꺽뚜룩 걸어다니면서 모이를 쫏고있을 때였습니다.

용이의 동무 철이가 학교에 함께 가자고 찾아왔습니다.

철이가 금빛수닭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용이야, 너의 집 금빛수닭이 참말 멋지게 생겼구나. 볏도 빨갛게 번쩍번쩍 빛나고 온몸도 금빛으로 번쩍이니 공작새도 왔다가 울고 가겠다야.》

철이의 이 말에 용이가 말했습니다.

《모양만 멋진줄 아니? 목청은 또 얼마나 우렁차다구. 새벽에 우리 집 식구들을 깨우며 울 때엔 꼭 나팔소리같애.》

용이와 철이가 학교에 간 다음 금빛수닭은 으쓱하여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참, 이제보니 나는 모양도 매우 멋질뿐아니라 목청도 나팔소리같이 우렁차단 말이지. 그런데 나는 매일 새벽 주인집안의 홰대우에서만 우니 다른 사람들은 내 목청이 얼마나 우렁차고 아름다운지 잘 모르지 않는가. 그러니 오늘은 많은 사람들이 보는데서 한바탕 크게 울어봐야겠다.)

금빛수닭은 곧 담장우에 날아오른 다음 거기서 또 곧추 집지붕꼭대기로 날아올랐습니다.

어디 사람들이 없나 하여 살펴보는데 마침 여러 사람들이 삽이며 호미를 들고 밭으로 가려고 용이네 집곁으로 난 길을 따라 오고있었습니다.

마침이라고 생각한 금빛수닭은 사람들이 바로 가까이 왔을 때 있는 힘을 다해 《꼬끼요 꼬!》 하고 울어댔습니다.

그런데 모양도 곱고 목청도 우렁차다고 칭찬할줄 알았던 사람들이 《저 미친놈의 수닭을 봤나. 지금 어느때인데 이제야 우나.》

《그러게 말일세. 시간도 모르는 멍텅구리, 바보수닭일세.》 하고 욕을 퍼붓는것이였습니다.

금빛수닭은 그만 얼굴이 빨개져서 고개를 푹 떨구고 지붕꼭대기에서 날아내렸습니다.

그리고는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며 속으로 이렇게 뇌이는것이였습니다.

《한마디 칭찬에 그만 괜히 으쓱해져 더 뽐내려다가 망신만 당했구나. 그러니 앞으로는 누가 날 보고 칭찬했다 해서 으쓱해할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겸손해야 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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