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맹과 시
《지난 시대의 작가와 작품을 문학사나 예술사에서 취급하는 목적은 어디까지나 작가, 예술인들과 자라나는 새 세대들에게 우리 문학사와 예술사에도 당대 문학예술발전에 긍정적인 기여를 한 작가와 작품이 있었다는것을 알려줌으로써
력사의 갈피속에 파묻혀있거나 알려지지 않은 작품들을 새롭게 발굴하고 그 문학사적의의를 공정하게 평가하는것은 중세문학사연구에서 나서는 중요한 문제의 하나이다.
강희맹(1424~1483)은 당대의 시대적현실을 진실하게 반영한 시작품들을 적지 않게 창작하였으나 지금까지 그의 작품들은 《농구》를 비롯한 일련의 작품들을 제외하고는 거의나 알려지지 못하였다.
15세기 후반기에 조선봉건왕조의 고위관료로, 문장가로, 농학자로 활동한 강희맹의 자는 경순, 호는 사숙재 또는 농문거사였다.
강희맹의
강희맹은 어려서부터 책읽기를 좋아하고 한번 본것은 그대로 기억하여 총명하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강희맹은 글짓기에 특별한 재간이 있어 여러가지 일화들을 남겼는데 한번은 그가 12살나는 해에 길가던 어떤 선비가 절에서 글공부하는 그를 보고 절간앞의 고목을 주제로 하여 시를 짓게 한적이 있었다. 이때 그는 대번에 《한그루의 고목 봄바람 맞으며/ 심산에 피여오르는 아지랑이속에 홀로 서있네/ 해마다 생각하리 꽃은 비온 후에/ 떨어진 가지 몇이고 남은 가지 몇일가》 라는 7언절구로 된 시를 지어 읊어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였다고 한다. (《사숙재집》 행장)
작품은 5언고시형식으로서 《사숙재집》의 제1책 제1권에 수록되여있다.
46구 230자로 되여있는 이 시에서 강희맹은
○ 강희맹은 작품의 첫 부분에서
내 들었노라 이 나라 북변에
뭇산들이 높이 솟아있다는것을
아슬하게 높이 솟아 하늘을 뻗쳤네
시인은 나라의 북변에 있는 수많은 산들가운데서 유난히 우뚝 솟은
시는 짤막한 시구속에 뭇산들을 지지누르며 우뚝 솟은
○ 강희맹은 작품의 다음부분에서
날이 개여 머리를 들어보니
얼음과 서리는 옥을 다듬은듯 기묘하네
서로 쌓여 뿌리는 빛은
천리안에 가득차니
구름이 하늘을 가리워도
흰빛은 여전히 한 모양이네
봄꽃 피여 메부리를 뒤덮으니
구슬뺨은 주은과 같아라
밝은 달이 높은 산 비치니
겨울에 련꽃이 핀것 같고
붉은
눈이 쌓인 수림속에 깃드네
어찌 알았으랴 오악밖에
이런 숭엄한 메부리 있는줄을
시의 이 부분에서는 신비로운
눈과 얼음, 서리로 뒤덮인
봉건통치배들이 사대주의에 물젖어 보지도 못한 다른 나라의 《오악》만을 산의 아름다움의 극치로 여기면서 숭상하던 시기에
○ 강희맹은 계속하여 시에서
신령스러운 못이 산정에 있어
푸른 기슭을 적시는데
하늘은 어둠속에 잠겨 몰래 준비했는가
눈이 번쩍 부시더니 큰 우뢰가 운다
물결은 갈라져 여러 길로 나뉘여
사품치며 흘러서 여울을 만들고
여울은 평탄하게 강을 이루며
변방을 흘러 지경을 감싸네
이 부분에서 시인은 변화무쌍한 조화를 부리는 신비한 천지, 이 나라 북변을 감돌아 흐르는 장강의 시원인 천지의 모습을 시적인 묘사로 형상화하였다. 즉 잠잠하던 하늘이 어두워지고 큰 우뢰가 우는것과 같은 신비한 천지의 조화, 천지에 시원을 둔 강들의 형성과정과 나라의 국경을 감돌아흐르는 모양을 시적으로 노래하였다.
○ 시의 다음부분에서는
장쾌하구나 장백산이여
나라 위해 험난한 지세 이루었으니
산은 련련히 뻗어내려
여러 산맥은 서로 이어졌고
하늘이 만든 준엄한 지세로
나라의 관문은 금성탕지로 되였네
정예한 군사로 요해처를 지키니
간사한 오랑캐도 막아낼수 있으리
어찌하여 장성을 쌓았는가
백리안팎을 빙 둘렀네
시인은 시에서 험준한 산맥들이 련련히 뻗어내린
이와 같이 강희맹은 시
시는 기승전결의 흐름에 따라 풍부한 형상력으로
시에서는 북변의 뭇산들중에
이처럼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