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인이 내릴 고장》
자고로
예로부터 맑은 아침의 나라로 불리우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수도 평양시
지금으로부터 한세기전인 임자(1912)년 봄 어느날 이른아침 전국각지를 다니며 산수와 경치가 으뜸인 곳을 찾아본다는 한 로인이 흰두루마기자락에 허연 수염을 날리며
새벽에 떠나 먼길을 걸어 한숨 돌릴 생각인데 마침 마을어귀에 있는 산기슭 샘물터에 아침때식을 위해 물을 길러온 녀인들이 모여있는지라 물 한그릇을 청하였다.
《거참, 물맛 좋다!》
물 한바가지를 시원스레 다 마시고난 로인의 입에서는 절로 이런 감탄이 터져나왔다. 그리고는 머리를 들어 주변을 둘러보다가 옆에 있는 산봉우리에서 시선을 떼지 못한채 입을 다물지 못하는것이였다.
만경봉에서
만물이 소생하고 온갖 꽃이 피여나는 봄날의 산봉우리는 마치 한폭의 그림과도 같이 아름다웠다.
로인이 저도 모르게 발길이 끌리워 산봉우리에 올라가보니 벼랑아래로는 맑고 푸른 대동강이 흐르고 가까이로는 두루섬과 곤유섬이, 멀리로는 락랑벌이 바라보이니 그야말로 일만경치가 한눈에 안겨오는것이 아닌가.
남산이 만경봉이라고 불리우게 된것도 바로 그래서였다.
만경봉을 돌아본 로인은 마을녀인들에게 자기 심정을 이렇게 터놓았다.
《배산림수(산을 등지고 물을 가까이하다)라고 내
바로 그 만경봉기슭에 나직한 초가집 한채가 있었다. 비록 당시 우리 나라 농촌마을에서 흔히 볼수 있는 초가이영집이였지만 아침안개에 휩싸여있는것이 그야말로 옛말에 나오는 신선의 집처럼 신비롭기 그지없었다.
산당집으로 불리우는 그 집
이날 로인은 허연 수염을 연방 내리쓸며 큰소리로 뇌이였다.
《과시
로인의 이 말은 입빠른 녀인들에 의하여 삽시에 동리에 쫙 퍼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