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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락토끼가 배운 의술​
 

토끼들이 사는 동산에 경사가 났습니다.

앞산너머 수십리나 되는 염소마을에 의술을 배우러 갔던 알락토끼가 명의가 되여 돌아온것입니다.

《알락토끼가 소문난 염소박사한테서 의술을 배웠으니 이젠 걱정없게 됐수다.》

모두들 알락토끼를 부러워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재빛토끼가 헐떡거리며 달려왔습니다.

막내토끼가 갑자기 앓아누웠다는것이였습니다.

알락토끼는 급히 왕진가방을 메고 재빛토끼네 집으로 갔습니다.

막내토끼 빨쭉이가 정말 귀를 축 늘어뜨리고 쓰러져 앓음소리를 내고있었습니다.

알락토끼는 능숙한 솜씨로 맥을 짚어보고 진단을 내렸습니다.

《열병에 걸렸구만요.》

모두들 명의가 다르다고 창찬하며 고개를 끄덕이였습니다.

알락토끼는 가지고온 가방안에서 밤색갈이 나는 가루약봉지를 꺼내여 세몫으로 나누더니 빨쭉이에게 먹이였습니다.

《효험이 있는 해열제인데 인차 열이 내릴겁니다. 열을 떨구고 원인치료를 합시다.》

알락토끼는 자신있게 말하였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열이 내리는지 숨소리가 고르로와지던 막내토끼 빨쭉이가 갑자기 온몸을 와들와들 떨며 새파랗게 질리는것이였습니다.

알락토끼는 주먹같은 땀방울을 뚝뚝 떨구며 가방속에서 부피두터운 책을 꺼내여 해열제 쓰는 법을 적은 글줄을 찾아 읽어내려갔습니다.

(글쎄 그렇겠지. 여기에 적힌 그대로 했는데 참 모를 일이군.)

알락토끼가 어쩔줄 몰라하는데 누가 데려왔는지 이웃마을 흰토끼의사가 나타났습니다.

흰토끼의사는 빨쭉이의 입도 벌려보고 눈까풀도 뒤집어보더니 급히 물약을 먹이고 더운물에 손발을 담그고 주무르기도 하였습니다.

빨쭉이의 얼굴에 피기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급한 고비는 넘긴것같네. 자네가 약을 잘못 썼어.》

《예? 약을 잘못 쓰다니요?》

《어린 발쭉이에게 해열제를 너무 많이 먹였으니 이런 일이 벌어질수밖에… 정말 큰일날번했네.》

그 말에 알락토끼는 항변하듯 말했습니다.

《난 염소박사에게서 배운대로 했어요. 자, 보세요. 책에도 <약을 먹일 때 어린 염소는 어미염소의 3분의 1을 먹이면 된다.>고…》

숨도 쉬지 않고 말을 내쏘던 알락토끼는 그만 입을 싸쥐였습니다.

(아차, 우린 염소가 아니고 토끼지.)

알락토끼가 자기의 실책을 깨닫고 혀를 깨물었으나 때는 이미 늦었습니다.

알락토끼를 바라보는 모두의 눈길이 곱지 않았습니다.

기가 죽어 고개를 떨구는 알락토끼에게 흰토끼의사가 말했습니다.

《이보라구, 아무리 좋은것이라도 제정신을 가지고 배워야 쓸모있는거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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