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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소나무가 준 보약​
 

어느 여름날 오소리한테 노루가 찾아와 말했습니다.

《여보게 오소리, 저기 고개너머에 백년을 살았다는 늙은 소나무가 있지 않나.》

《응, 그래서?》

《내가 며칠전에 그곳에 갔다가 보았는데 홀로 몹시 고통스러워하는것같아. 가지들은 말라죽고 줄기껍질도 말이 아니던데 자칫하면 벌레가 낄것같더구만. 우리 함께 가서 나무가지도 다듬어주고 줄기도 손질해주자구.》

노루가 하는 말에 오소리는 생각했습니다.

(이젠 다 늙은 소나무를 이제 가꿨댔자 얻어가질것이 뭐가 있겠다구.)

이렇게 생각한 오소리가 말했습니다.

《백년을 산 늙은 소나무를 이제 가꾸어준다고 꽃이 피겠나, 솔꽃가루가 생기겠나. 괜한 수고지.》

오소리의 말에 노루가 간청하듯이 말했습니다.

《그러지 말고 우리 함께 가서 가꿔주자구. 늙은 소나무의 정상을 보니 가슴이 아프더구만. 자네는 발톱이 크고 날카로와서 이런 일에야 제격이 아니겠나.》

노루가 이렇게 말했으나 오소리는 고개를 저으며 대꾸했습니다.

《난 며칠전부터 몸이 말째서 움직이기 힘들어 그러니 자네 혼자 가주게.》

노루는 할수없이 더 말을 못하고 그 자리를 뜨고말았습니다.

그런데 그때로부터 한달가량 지나서 길가에서 우연히 노루를 본 오소리는 두눈이 휘둥그래졌습니다.

노루의 모습이 몰라보게 달라졌기때문이였습니다.

몸이 퍽 실해졌을뿐 아니라 누르끄레하고 볼품없던 털이 반짝반짝 윤기가 나고 나무햇순같이 뾰조름하던 뿔도 커졌습니다.

《아니, 자네가 갑자기 어떻게…》

너무도 놀랍고 희한하여 말끝을 맺지 못하는 오소리에게 노루가 말했습니다.

《내가 늙은 소나무를 찾아가 나무가지도 다듬어주고 줄기껍질도 손질해주었더니 늙은 소나무가 고마와 어쩔줄 모르며 이렇게 말하는것이였네.

<내 뿌리밑을 파보게. 그러면 고구마같은것이 있을거네. 자네의 성의가 고마와 내가 주는것이니 집에 가서 먹어보게.>

그래서 뿌리밑을 파보았더니 정말 고구마같은게 있지 않겠나. 그걸 하나 먹었는데 내 몸이 이렇게 좋아졌네. 후에야 알게 되였는데 그 열매는 흰솔풍령이라고 부르는 매우 희귀한 약재라네.》

《뭐?》

《그렇네, 먹으면 앓지 않고 건강하며 오래오래 사는 장수보약이라는구만.》

그 말에 오소리는 속으로 가슴을 치며 후회하였습니다.

(백년을 산 늙은 소나무라고 해서 업수이 생각하지 않고 그날 노루와 함께 가서 가꿔주었더라면 나도 그 귀중한 약재를 가지는건데. 남을 위해주는것이 자기를 위한 일이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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