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이라
꿀벌들 꿀나르기 한창인데
온통 땀에 젖은 붕붕이
그늘아래 땀을 들이며 종알거렸네
―우린 왜 무더운 여름에도
이런 털옷을 입고 일해야 할가
이때였네
호시탐탐 꿀벌들을 노리던
흉악한 왕거미
붕붕이를 유혹했네
―귀여운 꿀벌아
그 두꺼운 갑옷을 벗고
이 그물옷을 입으면
바람이 슬슬 들어오는게
얼마나 시원한지 모른단다
그물옷에 유혹된 붕붕이
그만 털옷을 벗어버렸네
그리고는
왕거미가 거미줄로 뜬
그물옷 입었네
―아이 정말 시원하네
하지만 이 일을 어찌하랴
거미줄에 꽁꽁 묶여
붕붕이의 몸 움직일수 없는데
게걸스레 웃는 왕거미
―이젠 네놈을 먹어치우자
배가 고파 죽을 지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