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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그렇겠지》​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는 력사적인 개선연설을 하시고 전체 인민들과 인사를 나누신 후에야 비로소 그리운 일가분들과 상봉하시였다.

  위대한 수령님께서 처음 만나신분은 삼촌이신 김형록선생님이였는데 거기에는 이런 뜻깊은 사연이 깃들어 있었다.

  해방이 된지도 달포가 되였건만 만경대고향집에는 아무런 기별도 오지 않았다. 고향집앞 들메나무에서 매일 아침 울어대는 까치를 바라보며 속을 태우시던 김보현할아버님께서는 때없이 동구밖에 나가 깊은 상념속에 평양쪽으로 뻗어간 길만 하염없이 바라보시였다.

  수십년세월 이렇게 슬하를 떠난 일가분들이 왜놈을 몰아내고 돌아오기를 애타게 기다렸것만 맏아드님이 세상을 떠났다는 비통한 소식에 이어 맏며느님이 돌아가셨다는 비보와 셋째 아드님이 마포형무소에서 옥사하고 둘째 손자분이 일제와 싸우다 전사하였다는 슬픈 소식만 련이어 고향집에 전해왔다.

  속이 타다못해 이제는 재만 덧앉았는데 마침내 빨찌산군복입은 사람들이 찾아와 김일성장군님께서 무고하시며 인차 고향집을 다녀가실것이라는 꿈같은 소식을 전해주었다. 그런데 하루하루 손꼽아 기다렸건만 손자분은 오시지 않고 대신 김일성장군님은 백발이 허연 전라도출신이라느니 함경도출신이라느니 하는 등 별의별 소문이 다 나돌았다.

  그 소문에 할아버님과 할머님을 비롯한 온 일가분들이 잠들지 못하고 또 속을 태우던중 둘째아드님 김형록선생님이 앉아서 기다리고만 있자니 마음이 급해서 못견디겠다고 하면서 아무래도 성안에 한번 다녀와야겠다고 작정을 하였다. 김보현할아버님의 동의를 받은 선생님은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성안으로 들어와 여기저기 수소문을 하여 저녁무렵에 평남도당 접수에 이르시였다.

  보초병이 찾아온 용무를 묻자 선생님은 잠시 망설이다가 이렇게 말하였다.

《내가  김일성장군의 삼촌이웨다. 장군을 좀 만나자고 찾아왔수다.》

  보초병이 깜짝 놀란것은 물론이고 련락을 받고 급히 달려온 항일혁명투사 림춘추도 긴장한 표정으로 선생님을 한동안 바라보다가 이렇게 물었다.

  《실례되는 말이지만 조카되시는 분의 어린시절 모상에서 특징적인것에 대하여 좀 말씀해주실수 없습니까?》

  《우리 조카는 본명을 김성주라고 합니다. 만경대에서 어린시절을 보낼 때에는 증손이라고도 불렀습니다. 웃을 때마다 볼우물이 패이군 했습니다.》

  《됐습니다. 됐습니다. …》

  림춘추는 얼른 손을 내저으며 크게 웃더니 선생님을 위대한 수령님께서 계시는곳으로 안내하였다.

  작은아버님!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이렇게 부르시며 선생님을 넓은 품에 와락 그러안으시였다.

  《얼마나 고생했나!》

  선생님의 눈가에서는 눈물이 하염없이 쏟아져내렸다.

  《조카가 나라를 찾아가지고 돌아올 때까지 나는 집을 지키느라고 형님과 형수님 령전에 한번도 가보지 못했구만. 우리 가문사람들은 왜 그렇게도 명이 짧을가. …》

  선생님은 눈물을 걷잡지 못하면서 몰라보게 된 조카분의 모습을 보고 또 보시며 말씀을 이으시였다.

  《그렇게 말쑥하던 얼굴이 왜 이렇게 거칠거칠 해졌나. 백두산바람이 모질긴 모진 모양이야.》

  위대한 수령님께서도 스무해전보다 곱절이나 더 늙어보이는 작은아버님의 주름잡힌 모습을 보시며 눈굽을 적시였다.

  《백두산이 지척이라면 신이라도 삼아 조카네 군대들 뒤시중을 할수 있었겠는데 스무해가 지나도록 이 삼촌은 아무 보탬도 주지 못했어.》

  작은아버지야 집을 지키지 않았습니까.  

  이렇게 되여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이날 작은아버님과 20년만에 감격적인 상봉을 하시고 온밤 쌓이고쌓인 회포를 나누시였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다음날 작은아버님을 만경대로 돌려보내시면서 아직은 자신을 만나보았다는 말을 누구에게도 하지 말라고 당부하시였다.

  하지만 김형록선생님은 돌아오시여 손자분을 애타게 기다리시는 김보현할아버님께만 가만히 귀뜀해주시였다.

  할아버님은 희색이 만면하여 만족하신 어조로 말씀하시였다.

  《그러면 그렇겠지, 백두산이 변하면 변했지 우리 성주야 변할리가 있나. 지금 항간에서 <전라도 김일성>이요, <함경도 김일성>이요 하는 말들이 돌아가는데 아무려면 조선땅에 무슨  김일성 그렇게 많겠는가.》

  이날부터 할아버님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여나고 손자분이 오실날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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