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님의 꿈이야기

만경대에 귀인이 내린다는 소문이 나돌던 그무렵 또 한가지 희한한 소식이 마을사람들속에 퍼졌다. 그것은 바로 산당집 김보현할아버님의 꿈이야기였다.

어느날 할아버님께서는 간밤의 꿈이 하도 신기하여 식구들에게 그것을 말해주시였다. 좀해서는 말씀이 없으시던 할아버님께서 흥에 겨워 이야기를 시작하니 식구들은 의아하게 여기면서 귀를 기울이였다. 할아버님께서는 짚신을 삼을 벼짚을 고르시며 이렇게 서두를 떼시였다.

《지난밤 꿈에 금방석에 앉아있는 옥동자를 보았는데 옛적부터 은은 달에 비기고 금은 해에 비기면서 은금을 보배로 여겨왔는지라 그전에 은방석의 옥동자를 꿈에 보고 맏이를 보았으니 이 산당집에 해가 뜰 징조가 아닌지 모르겠다.》

은방석이란 무엇이며 금방석이란 웬말인가, 식구들은 모두 어리둥절하였다.

사실 김보현할아버님께서는 맏아드님을 보실무렵 꿈에 은방석우의 옥동자를 보시였다. 그래서 속으로 은근히 기다리셨는데 마침 김형직선생님께서 탄생하시여 소원성취가 되였다고 기뻐하시였다.

그후 3대를 두고 외독자로 내려오던 산당집가문이 김보현할아버님대에 와서 아들 3형제(김형직, 김형록, 김형권), 딸 3형제(김구일녀, 김형실, 김형복)를 보게 되여 10명가까운 대식구로 불어났다.

할아버님께서는 젊은 시절에 있은 은방석의 옥동자 꿈이야기를 여태껏 속에 묻어두셨는데 금방석우의 옥동자를 보시고서는 참지 못하여 이렇게 터놓으신것이다.

할아버님의 꿈이야기는 다음과 같았다.

…농가들의 굴뚝에 아침연기도 실리기전인 어뜩새벽에 할아버님께서는 만경봉에 무져놓은 나무단을 져내려오시려고 사립문을 나서시였다. 사위는 먹물을 뿌려놓은것처럼 캄캄하였으나 늘쌍 다니시던 길이여서 헛갈리지 않고 오솔길을 따라 한걸음한걸음 톺아오르시였다.

그런데 할아버님께서 산중턱에 이르시였을 때 갑자기 앞이 훤해져서 살펴보니 만경봉에서 무슨 빛이 흘러내리는것이였다. 어인 영문인가 하여 걸음을 다우치시여 봉우리에 올라서니 만경봉의 넓다란 공지에 대엿자폭의 둥그런 방석이 놓여있었는데 거기서 눈부신 빛이 뿜어나와 주변을 환하게 비치고있었던것이다.

옛말에 금방망이란 말이 있었기에 혹시 금방망이가 아닌가 하여 자세히 살피시던 할아버님은 또 한번 놀랐다. 그것은 금방망이가 아니라 분명히 금방석이였는데 그가운데 름름하게 생긴 옥동자가 점잖게 앉아서 만경대를 굽어보는것이였다.

할아버님께서는 옥동자의 모습이 하도 신기하여 불시에 안아보고싶은 충동이 일어나 두팔을 벌리면서 달려나가시였다. 그런데 그만 나무가지에 지게다리가 걸리였다. 할아버님은 안깐힘을 쓰며 당기였는데 나무가지가 꺾어지는 바람에 무릎방아를 찧게 되시였다. 그러나 옥동자를 잃을가보아 아픔도 잊고 벌떡 일어나보시니 꿈이였던것이다.

CAPTCHA Image
가+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