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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1 회)

제 9 장

51

 

김일성동지께서 미국정부의 사죄서명을 받아낸 조미정부간 제28차 담판과 성과적으로 결속된 《푸에블로》호 승무원추방과정을 보고받으신것은 그날 오후 3시경, 당중앙위원회 소회의실에서 군사위원회를 막 시작하시려던 시간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 가지고오신 미국정부대표 길버트 에이취. 우드워드의 서명이 있는 사죄문을 받아보시며 김일성동지께서는 깊은 감회속에 《푸에블로》호사건으로 특징되는 지나온 한해를 추억하시였다. 다단했다면 비길데 없고 준엄했던것으로 말하면 총포성없는 전쟁을 치르었다고 할수 있는 이해, 정초에만 해도 얼마나 안정된 정세를 원했고 평화로운 환경을 물이나 공기처럼 필요로 했던 우리였는가.

그렇다. 평화롭고 안정된 환경에서 우리는 7개년계획의 중요고지들을 점령하여 국가의 부흥발전을 새로운 높이에 올려세우려 했었다. 우리 혁명무력을 정규적혁명무력으로 강화발전시킨 20돐과 공화국창건 20돐을 민족사의 대경사로 성대히 맞이할 계획도 세웠다. 왜 그뿐이랴. 공화국창건 20돐이 되는 올해에는 인민생활을 획기적으로 높일 결심이 무르익었고 온 나라 아이들에게 솜옷을 해입힐 결정도 했었다. 기본건설부문에서도 큼직큼직한 일들을 수많이 결속할 계획이였다.

했건만 우리의 그처럼 아름답고 행복한 꿈을 미제무장간첩선 《푸에블로》호가 깨치려고 하였다. 온 세계를 저들의 령지처럼 여기며 저들앞에 굽신거리지 않으면 힘자랑을 서슴지 않는 날불한당마냥 미제는 제편에서 분노하여 세계를 향해 날조된 선전공세를 펴면서 《보복》과 《징벌》을 떠들었고 군사적압박을 가해왔다.

허나 죤슨일당은 오산하였다. 그들은 조선인민이 얼마나 자주정신이 강한 인민인지를 몰랐고 존엄을 잃느니 그것을 지켜싸우다 죽기를 서슴지 않는 강직하고 용감한 인민이라는것을 알지 못하였다. 그 무식, 그 무지가 죤슨일당으로 하여금 종당에는 이 사죄문에 서명하지 않으면 안되는 비참한 결과를 맛보게 하였던것이다.

《…이 사죄문을 보니 지난 조국해방전쟁때 정전을 앞두고 남일동무가 가져온 정전협정문건을 검토비준해서 내보내던 생각이 나오.》

무량한 감개속에 하시는 김일성동지의 말씀이시였다. 《그때 정전협정장에 나온 〈유엔군〉사령관 클라크가 문건에 수표하고나서 기자들에게 미국이 력사상 처음으로 승리없는 휴전에 조인했다면서 통탄할 일이라고 했다던 말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소.》

아마 모름지기 이 사죄문에 서명한 우드워드도 클라크처럼 통탄했을것이라고 김일성동지께서는 웃음속에 말씀하시였다.

《박준국동무의 말을 들어보니 그 우드워드라는 놈은 수표용펜대를 쥐면서 중풍이 온 놈처럼 손을 몹시 떨더랍니다.》

미소를 머금고 하시는 김정일동지의 말씀이시였다.

《떨었겠지. 〈보복〉이요, 〈징벌〉이요 하며 요란스레 떠들다가 사죄문에 서명하자니 손이 왜 안 떨리겠소.》

《어쨌든 그 우드워드라는 놈이 이번에 박준국동무한테 되게 혼쌀났습니다. 16차담판땐가는 박준국동무가 너무 다불러대니까 급한김에 바지에 오줌을 갈겼더랍니다.》

《허허허…》

《핫핫하…》

《엇헛허…》

김정일동지의 말씀에 김일성동지께서도 웃으시고 군사위원들모두가 통쾌한 웃음을 터쳤다. 승리자들의 만판 웃음이였다.

이윽고 웃음이 멎기를 기다려 김일성동지께서는 헌헌한 어조로 말씀하시였다.

《담판상대를 바지에 오줌싸게 만들려니 박준국동무가 얼마나 수고했겠소. 올해에 정초부터 미국과 총포성없는 싸움을 하느라고 군대와 인민들이 다 수고했지만 특히 수고한건 대적투쟁의 1선에서 싸운 박준국동무요.

그새 그 동무의 위병이 더하지나 않았는지 모르겠소. 이제는 사죄문도 받았겠다 그를 전문병원에 입원시켜 병을 떼주어야겠소.》

《보건상동무와 토론해서 대책하겠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 말씀올리시였다.

《오늘은 두번째 전승의 날이요. 미국놈들의 거만한 코대를 다시한번 꺾어놓고 사죄문을 받아냈으니 말이요.

미국정부대표가 서명한 이 사죄문을 잘 보관하여 후대교양에 리용해야겠소.》

《알겠습니다.》

 

× 

 

밤, 날이 밝으려면 이른 시간이다. 낮보다 썩 높아진듯싶은 검푸르죽죽한 창공에서 광채를 잃은 별들이 까박까박 조을고있다. 아니면 추위에 바들바들 떠는것인지…

삼라만상이 아직 꿈을 깨지 않고 추위속에 웅크린 이 새벽 두대의 야전용승용차가 전조등빛을 밟으며 철령을 넘고있었다. 앞차에 비해 차내등이 좀 더 밝은 뒤차에는 수수한 외투차림의 김정일동지께서 무릎우에 문건을 놓고 앉아계시였다.

그이께서는 전선중부에 주둔한 인민군대련합부대에 대한 현지시찰을 위해 가시는 길인데 이렇듯 밤길을 택하신것은 밝기 전에 도착하여 부대의 전투준비상태를 검열하실 의도도 있기때문이였다.

지금 그이께서 보시는 문건은 중앙당 국제부에서 올라온, 《푸에블로》호사건과 관련한 조미정부간담판에서 미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사죄문을 낸데 대한 세계 언론계의 반향자료였다.

윁남신문 《인민》은 론평에서 다음과 같이 썼습니다.

《〈푸에블로〉호의 범죄행위에 대한 사죄는 미제국주의의 수치스러운 패배를 의미하며 미국의 〈강대성〉에 대한 〈신화〉를 여지없이 깨뜨려버린 조선인민의 또 하나의 커다란 승리로 된다.》

 

뽈스까신문 《죨네쥬 월노쓰지》 12월 26일부는 론설에서 《미국대표가 사죄문에 서명함으로써 〈푸에블로〉호사건은 막을 내렸다. 결국 〈보복〉으로 통칭되는 미제국주의자들의 온갖 위협은 웃음거리가 되고말았으며 미국은 한갖 종이범에 지나지 않는다는 표상만 남게 되였다.》고 미국을 조롱하였습니다.

 

영국신문 《타임》 12월 25일부는 론설에서 《자기의 전능을 자랑하는 미국도 무능을 드러내고있다. 〈푸에블로〉호사건을 통해 미국은 사실상 모든 점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항복하였고 인민조선은 쏘련의 위성국이 아니라는것이 증명되였다.》라고 썼습니다.

 

미국신문 《뉴욕 타임스》 12월 25일부는 《〈푸에블로〉호에서 얻은 교훈》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미국의 힘의 제한성은 기발한 나포를 둘러싼 정황에 의하여 고통스럽게 드러났다. 이미 손상된 미국의 힘에 대한 신뢰감은 승무원석방을 둘러싼 정부간 담판에 의해 더욱 심각한 의문으로 부상되였다.》고 했으며

이날 《워싱톤 포스트》도 사설에서 《미국이 쉽게 조롱당한 〈푸에블로〉호사건과 미국정부의 사죄는 매우 쓰디쓴것이였다. 세계 최강국을 뽐내던 우리 미국이 뒤골목의 서툰 싸움군처럼 작은 나라 조선에 한대 얻어맞아 코피를 흘리고있다고 하는 표현이 아마 더 정확할지도 모른다.》고 하면서 미국의 신용추락을 개탄하였습니다.

 

에짚트신문 《알 아흐람》(아랍어) 12월 27일호는 다음과 같이 썼습니다.

《…어떻게 작은 나라 조선이 악마인 미국의 뺨을 후려갈겼는가? 어떻게 이 작은 나라 사람들이 〈푸에블로〉호를 나포하고 거만한 미국의 코대를 꺾어놓았는가? 어떻게 조선이 미국의 침략에 대처할수 있는 그런 강력한 힘을 가질수 있게 되였는가?

그것은 경모하는 김일성수상의 현명한 령도가 있었기때문이다.

만일 현대력사가 자기 민족의 존엄을 지키고 빛내이며 자생자결하는 민족국가의 최고귀감을 꼽는다면 그 맨 첫자리에는 경애하는 김일성수상께서 이끄시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서있을것이다!》

(옳은 말이다!) 하고 반향자료의 마감페지를 덮으시며 김정일동지께서는 통쾌감속에 생각하시였다.

(민족의 존엄과 자주권을 지킴에 있어서 우리는 결코 두번째 자리에 설수 없다. 지난날 국권을 잃고 어떤 수모와 굴욕을 겪어본 우리 인민이기에, 또한 어떻게 되찾은 존엄이기에 그것을 못 지켜 첫자리를 남에게 내여준단 말인가. 그건  안될 말이다. 우리는 그런 순서를 절대로 용인할수 없다. 고개숙이고 굴욕스럽게 산 백날이나 천날을 어찌 머리를 들고 당당하게 긍지높이 산 하루에 비기랴!

우리 민족은 남에게 머리숙여 사는걸 원치 않는 인민이다. 오늘의 조선인민은 어버이수령님께서 찾아주신 존엄을 생명이상으로 소중히 여기며 그것을 해치려는자들과는 추호도 타협하지 않고 무자비하게 싸운다.

그렇다. 조선의 존엄은 곧 김일성동지의 존엄이다. 하기에 우리는 자자손손 이 땅에서 존엄에 살며 존엄으로 승리하고 존엄으로 부강조국을 건설할것이다!)

야전차는 이미 철령을 넘어 회양읍을 가까이 하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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