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렁이와 검둥이

◇우 화◇

 

       
어느 마을에 누렁이와 검둥이라는 두 멍멍이가 가난한 할아버지네 집에서 살고있었습니다.
홀로 사는 할아버지는 두 멍멍이를 제살붙이처럼 극진히 돌봐주었습니다.
어느날이였습니다.
이날도 끼니 끓일 낟알이 없는 할아버지는 산나물을 캐려고 산으로 올랐습니다.
두 멍멍이는 그사이 서로 말을 주고받으며 집을 지키고있었습니다.
끼니때가 되자 길건너편에 있는 집쪽에서 구수한 냄새가 물씬물씬 풍겨왔습니다.
검둥이는 그 냄새에 코를 벌름거리며 부러운듯이 말했습니다.
《야, 저 집 개들은 얼마나 좋을가? 늘 맛있는걸 실컷 먹겠지. 그런데 이 집에서는 언제한번 풀죽조차 배불리 먹을수가 없으니.》
검둥이의 말에 누렁이가 펄쩍 뛰였습니다.

 

 

《검둥아, 그게 무슨 소리니? 할아버지가 혼자서 가난하게 살지만 우리를 얼마나 극진히 돌봐주니. 언젠가는 자기도 아침을 굶으면서 우리에겐 풀죽이나마 쑤어주지 않았니.》
하지만 검둥이는 그냥 도리머리를 저었습니다.
《암만 그래도 이 집에 그냥 있다간 굶어죽든가 일나겠다.》
검둥이는 끝내 집을 나가고말았습니다. 검둥이가 코를 벌름거리며 가닿은 곳은 악착하기로 소문난 지주집 대문앞이였습니다.
검둥이는 방금 누가 들어갔는지 조금 열려진 대문틈으로 집마당을 엿보았습니다.
마당에서는 주인을 닮아 포악하기 그지없는 개 두마리가 커다란 고기덩이를 가운데 놓고 서로 으르렁거리고있었습니다.
검둥이는 머뭇거리며 대문안에 들어섰습니다.
순간 고기덩이를 덮칠 기회만 노리며 다투던 두마리 개가 동시에 검둥이에게 달려들었습니다.
《렴치없는 놈, 고기를 훔쳐먹으러 왔지.》
《둘이서도 모자라는데 네놈까지 끼여들어?》
사나운 개들은 삽시에 검둥이를 피투성이로 만들었습니다.
밤새 온 마을을 헤매던 주인과 누렁이가 검둥이를 찾았을 때는 검둥이가 이미 숨진 뒤였습니다.
누렁이는 죽은 검둥이와 눈물이 글썽해진 주인을 번갈아보며 생각했습니다.
(주인이 어렵게 산다고 배반하고 도망치더니 끝내 저 지경이 됐구나. 누구든 은혜를 저버리면 검둥이의 신세를 면치 못하는 법이지.)

신포시 해암중학교 제1학년 리 금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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